외환위기 이후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가 고성장 기업 증가에 기여한 반면 부실 중소기업 퇴출을 지연시키고 신규업체 진입을 저하하는 결과도 가져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주훈 선임연구위원은 16일 ‘위기극복 이후의 중소기업 구조조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외환위기 이후 중소기업의 저성장으로 인해 대기업과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양극화된 경제구조로 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1998∼2003년) 생산액의 연평균 증가율이 30%이상이었던 중소기업 수는 이전보다 1020개사, 비중으로는 0.8%포인트 증가했다. 또 0∼30%인 중소기업 수도 외환위기 이후 3773개 증가하고 비중으로는 3.1%포인트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추세는 외환위기 이후 중소기업 지원확대에 힘입어 중소기업의 성장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생산액의 연평균 증가율이 0% 미만, 즉 생산성 부실 중소기업도 3967개나 늘어난 1만1232개사에 달하고 비중도 9.9%에서 14.2%로 증가했다.
이는 결국 위기 이전의 중소기업 존속률(43.1%)에 비해 외환위기 이후 존속률(51.3%)이 크게 증가했으나 절반 이상은 생산이 감소한 부실 중소기업의 증가에 기인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러한 기현상은 외환위기를 맞아 대폭 증가한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이 그후에도 지속되어 부실 중소기업 퇴출을 지연한 때문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위기 이후 진입한 사업체는 7만1550개로 전체 중소기업의 63.9%를 차지했다. 이는 위기 이전 신규 진입업체 비중(65.3%)보다 1.4%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퇴출의 인위적 지연이 신규 진입에 영향을 주었음을 보여준다.
김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지원 때 고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 돼야 한다”며 “지원 성과에 따라 정책담당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운영체계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복수의 집행기관을 설립해 지원성과 개선 정도를 비교·평가하고 성과가 좋은 집행기관에 예산배정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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