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Case study-풀무원 신제품 개발 BPM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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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무원은 올 4월부터 신제품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 프로젝트 개발을 맡은 IT부문 실시간기업(RTE)팀은 어느 때보다 비장했다. 지난해 초 시도했던 신제품 개발(NPD, New Product Development) BPM 1.0 프로젝트가 확산에 어려움을 겪어 애써 개발한 시스템이 수포로 돌아간 기억 때문이다. 풀무원은 최고정보책임자(CIO)인 최진엽 상무를 중심으로 원인 파악에 나섰다. NPD BPM 1.0 프로젝트의 실패를 거울 삼아 NPD 2.0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사용자 친화적인 시스템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이효율 풀무원식품 대표가 직접 프로세스혁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나서는 등 현업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었다.

 

 ◇NPD 1.0 역경 딛고 NPD 2.0 ‘파란불’=CIO를 주축으로 풀무원 IT부문은 NPD 1.0 프로젝트의 문제점 파악에 나섰다. 가장 큰 문제는 정작 시스템을 사용할 신제품개발부문 직원들의 변화관리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실제 빅뱅 수준의 프로세스 변화를 직접 주도해야 할 신제품개발부문 직원들이 ‘지금도 잘하고 있는데…’ ‘내 수첩에 필요한 정보가 모두 있는데…’ 라고 생각할 뿐 IT부문이 제안한 BPM 시스템을 사용하려 하지 않았다. 도리어 ‘IT 솔루션 때문에 감시를 당하게 된 것은 아닌가’하는 오해만 살 뿐이었다. 이러다 보니 프로젝트는 시스템 개발에 머물러 더 이상 진척되지 않았다.

 올해 4월 풀무원은 NPD 2.0 프로젝트에 다시 착수했다. NPD 1.0 프로젝트에 비해 크게 2가지 변화를 시도했다. 첫번째 변화는 이 프로젝트의 1차 적용 대상인 풀무원식품의 이효율 대표가 직접 선봉에 섰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NPD 워크숍에 직접 참석해 BPM을 통한 프로세스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현업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BPM 프로젝트를 위해 풀무원에 입사한 이후 1.0 시절부터 RTE팀에서 NPD프로젝트를 맡아 온 홍성혁씨는 “대표의 의지가 현업의 변화관리를 이끈 직접적인 원동력”이라며 “시스템이 가동되면 모든 시스템 개발 과정을 대표가 실시간으로 체크하게 된다”고 말했다. 경영진의 각별한 의지가 직원들의 변화관리와 공감대 형성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 변화는 프로젝트전담팀이 초기 개발부터 현업과 머리를 맞댔다는 점이다. 최진엽 상무는 “시스템 구축 협력업체의 프로젝트매니저(PM), 신제품개발 부서, IT부문이 참여한 공동 워크숍을 수시로 개최해 현업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시스템에 반영했다”며 “BPM은 IT 프로젝트가 아닌 경영철학이기 때문에 현업부서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NPD 1.0 당시 IT부문이 독자적으로 주도하면서 만들었던 BPM시스템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기에 2.0 프로젝트에서는 무엇보다 현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던 것이다. 1.0 때와 달리 3주간의 베타테스트 기간을 거침으로써 시스템 개통 후 현업이 겪을 문제점을 미리 해결하려는 노력도 했다. 모의 테스트 과정에서 6차례의 가상 신제품 개발도 거쳤다. 이를 통해 시스템 오픈 후 사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인터페이스 개발에도 총력을 다했다.

 ◇신개념 접목으로 창의적 BPM 완성=풀무원은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BPM 프로젝트에 새로운 개념을 적극적으로 채용했다. 제품 출시에 소요되는 기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건설 현장 및 제조 공장에서 사용되는 CPM(Critical Path Management) 개념을 접목했다. 일정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집중 관리해 출시 기간을 단축시키는 CPM 원리를 차용한 것이다. 해당 제품의 일정이 출시 일정보다 늦어지는 ‘비상’ 체제에 들어가면 일정을 붉은 색으로 별도 표시해 관리한다.

 만일 비상 체제에 들어섰던 제품개발 프로젝트를 일정 안에 마무리하면 또 다른 ‘비상’ 제품으로 집중관리 대상이 수시로 바뀐다. 최진엽 상무는 “제안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제품 출시일을 앞당기는 것이 NPD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목표”라며 “R&D는 풀무원의 핵심 프로세스인 만큼 프로세스 고도화를 통해 발빠른 제품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재승인프로세스도 BPM에 접목했다. 각 업무의 제안, 동의, 참고, 최종 승인에 이르는 4가지 결재 흐름을 시스템에 포함시킨 것이다. 핵심 업무와 이 업무의 결재과정을 BPM시스템으로 관리함으로써 관련 임직원들이 모든 프로세스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업무의 투명성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업무의 수행시기와 책임소재가 좀더 명확해질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NPD 2.0 시스템 오픈을 10여일 앞둔 RTE팀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시스템이 오픈되면 아이디어부터 자재구매, 테스트, 출시까지 120개의 단위 업무가 BPM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현재 90%의 프로세스 개발을 마쳤으며, UI와 통계화면 등 사용자 환경 최적화에 막바지 총력을 다하고 있다. 풀무원은 통상 한 달에 약 15개의 신제품을 개발한다.

 최 상무는 “BPM의 모든 개발 일정을 승인하는 대표를 비롯해 개발 업무에 관련된 모든 직원이 풀무원의 그룹웨어인 날리지워크포털(KWP)에서 실시간으로 진척도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프로세스의 투명화로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풀무원은 NPD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투자대비효과(ROI)를 측정한 후 이를 토대로 중장기 BPM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풀무원은 BPM시스템을 성과관리시스템, 요청관리시스템, 내부통제시스템 등 다양한 시스템과 연계하는 방안과 전사 프로세스 자산화를 검토하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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