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녹색경영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정부는 물론 많은 기업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그린 전략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 만큼 경영전략에 밀접하게 연계된 IT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최고정보책임자(CIO)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기업내 IT조직이 그린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IT전략은 무엇일까? 서버통합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하지 않고도 상대적으로 손쉽게 데이터센터의 전력효율화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린IT 구현은 데이터센터 전력효율화 외에는 없을까? 공공, 은행, 보험, 증권, 통신, 유통, 물류, 건설, 식품, 조선, 반도체 분야의 선두기업들이 추진하는 그린 비즈니스를 위한 IT전략을 분석했다.
업종별 18개 선두기업의 그린IT 전략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린 비즈니스 구현을 위해 데이터센터 전력효율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공정이 없는 대신 많은 양의 서버를 보유한 금융, 통신, 공공기관의 경우 서버 통합 등을 통해 데이터센터 전력효율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제조,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IT기반의 그린 비즈니스 구현을 위한 움직임도 서서히 본격화되고 있다. 또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나 국제기후변화협약인 교토의정서 등이 각각 2012년, 2013년 시행될 예정이어서 이에 대한 대응 방안도 주요한 고민거리 중 하나다. 그러나 여전히 그린IT 전략이 데이터센터 전력효율화에만 머물러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전력효율화 최우선 과제=가상화를 통한 서버통합은 공공, 금융, 통신, 제조 등 산업 전 분야에서 상당부분 도입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또 과거에는 일부 서버에만 적용됐단 서버통합이 전체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서버통합을 통한 데이터센터 전력효율화가 활성화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눈에 띄는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또 데이터센터 공간 부족으로 인한 문제 해결, 서버 가용성 제고 등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GS건설은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발열을 배관을 통해 외부로 배출하게 해 정보시스템실의 온도 상승 요인을 개선했다. 하이닉스는 전산유체역학(CFD) 분석을 통해 데이터센터 내 에너지의 낭비요소를 없앨 수 있도록 공기흐름을 개선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서버들을 서로 등지게 해 각 서버에서 배출되는 열을 분산시키는 작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냉각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이외에도 많은 기업들은 서버,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 도입 초기부터 전력 소모량을 파악해 저전력 제품 위주로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 침체로 많은 비용을 투입돼야 하는 서버통합 프로젝트 등이 부담스러운 만큼 많은 기업들이 가깝고 쉬운 영역에서부터 전력효율화를 고민하고 있다. 또 서버 댓수가 많지 않은 기업에서도 벤치마킹하기 좋은 사례들이다.
◇영상회의·EDMS 각광=영상회의시스템도 탄소배출 절감을 위해 최근 도입이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해외지사 출장이 잦은 제조·유통기업 경우 영상회의 도입에 적극적이다. 은행과 보험 등 금융기관의 경우 지방 연수원 등 사외 근무자와의 회의를 영상회의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삼성생명은 지방연수원 및 영업현장간 회의를 화상회의로 전환해 연간 326㎏의 탄소배출량을 절감했다.
이마트는 중국 시장 개척을 본격화하면서 올초 중국 이마트와 서울 본사간 영상회의시스템을 구축했다. SK텔레콤은 영상회의 및 텔레프레즌스, 웹 콘퍼런스 시스템 등 다양한 IT 기반 유무선 통합회의 환경을 구축했다. 풀무원은 2005년부터 영상회의시스템을 도입해 현재 12개의 영상회의실을 갖추고 있다. 추가 도입 계획도 갖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통합커뮤니케이션(UC)를 활용한 원격 협업환경과 영상회의를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삼성, LG 등 전자제품 기업들도 글로벌 지사와 영상회의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도 유워크(u-Work) 사업 추진을 통해 원격근무를 위한 영상회의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외에 CJ제일제당, 홈플러스, 현대건설, 한진해운 등도 잇달아 영상회의시스템을 대규모로 구축했다.
전자문서화를 통한 페이퍼리스(Paperless)도 그린IT를 위한 핵심 과제로 각광받고 있다. 종이 사용량의 증가는 산림 훼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종이 절감은 그만큼 환경 개선에 큰 의미가 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전자결재시스템 사용 활성화 등을 통한 회의문화 개선으로 연간 사용량의 50%에 해당하는 1억3000만장의 A4용지를 절감했다.
포스코도 지난해 페이퍼리스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하이닉스반도체도 지난해 연말부터 프로젝트에 돌입해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시민들로부터 수신된 팩스 신고서를 올해부터 출력하지 않고 사용 연수가 만료된 1538대의 듀얼 모니터를 이용해 수신된 내용을 입력하도록 하고 있다. GS건설도 올해 하반기까지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및 신고시스템을 구축해 페이포리스를 구현하고 있다. 이외에도 SK텔레콤도 전자메일, 모바일을 이용한 전자청구서, 대리점 영업 식지 절감을 위한 페이퍼리스 활동을 펼치고 있다.
◇건설업계 등 그린 IT시스템 구축 늘어=아직은 일부이기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환경보호를 위한 IT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GS건설, 삼성건설 등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등의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대표적 사례다. GS건설의 경우 업계 최초로 환경정보시스템을 구축해 각 현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의 유형과 배출양을 시스템으로 관리, 체계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환경안전포털시스템을 통해 발생량, 관리대장, 폐수농도, 처리실적 등을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수질자동측정망(TMS) 운영을 통해 하천수질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수질오염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 수질오염관리시스템, 폐기물통계관리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웅진그룹은 내년까지 웅진코웨이를 대상으로 그린하우스가스(Green House Gas)인벤토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블록물류 시 낭비되는 연료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니터링 및 계획시스템을 구축했다. 환경규제준수 사항인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가 오는 2012년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에 대한 대응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신혜권·성현희·유효정기자 hkshin@
※국민건강보험공단, 기업은행, 교보생명, 농협, 대우조선해양, 대우증권, 삼성건설,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테스코, 서울시, 신세계그룹, 웅진그룹, 풀무원, 하이닉스, DHL, GS건설, SK텔레콤 등 18개 주요 기업별 그린IT전략은 www.ciobiz.co.kr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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