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처캐피털업체 스틱인베스트먼트가 ‘2020년 자산 100억달러 달성, 아시아 대표 투자사 등극’을 목표로 세웠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15일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이 같은 내용의 ‘스틱 2020 비전’을 14일 발표했다. 이 회사의 현재 자산규모는 1조7000억원(약 13억6000만달러)으로 국내 최대규모다.
스틱은 비전 달성을 위해 글로벌화에 나선다. ‘글로벌 투자자 기반으로 지역 투자를 펼친다’는 목표 아래 해외에서의 펀딩(자금조달)을 확대하고, 국내 2곳(서울·부산)과 중국(홍콩·상하이), 대만(타이페이), 베트남(호치민), 미국(팰러앨토), 아랍에미리트연합(두바이) 등 해외 6곳 지점에 있는 48명의 투자전문가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2004년부터 중동을 중심으로 해외기관 및 개인 부호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9534억원에 달하는 해외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스틱은 2013년까지 50억달러의 누적자산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이 기간 동안 일본 도쿄와 중국 베이징에 지점을 개설해 투자자 범위를 현재 한국과 중동 위주에서 유럽·미국·일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사모펀드(PE)와 세컨더리펀드 위주의 펀드 운영에서 신규 펀드와 이슬람 상품 등을 기획, 글로벌화 전략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임정강 사장은 “어떤 산업도 글로벌화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며 “앞으로 10년은 수익을 창출하는 기간으로 삼아 아시아 대표 성공 투자사로 부상하겠다”고 말했다.
스틱은 1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창립 10주년 기념식과 최근 지식경제부 주관으로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참여해 2500억원 규모로 결성하는 신성장동력펀드 출범식 행사를 개최한다.
◇미니인터뷰-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
“신뢰를 얻지 못하면 회사를 키우기 어렵다.”
회사 창업자인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52)은 1999년 뒤늦게 벤처캐피털업계에 뛰어들어 자산규모 1위 기업으로 회사를 키울 수 있었던 배경으로 ‘신뢰’를 들었다.
그는 “‘스틱은 믿을 수 있다’는 브랜드를 만들려고 했다”며 “적을 만들지 않기 위해 더 깊고 넓게 사람 관계를 유지해야겠다고 결심했으며 그렇게 실천했다”고 덧붙였다. 신뢰를 쌓을 수 있었던 비결로는 ‘성과로 보상’ 그리고 ‘약속을 지키고 은혜는 갚아 팬으로 만드는 것’을 들었다.
설립 초창기부터 해외에 승부수를 던졌으며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큰 성과를 거뒀다고 회고했다.
그는 “2002년부터 중소 벤처캐피털 1년 예산규모인 8억원 정도를 해외시장 개척에 투입했다”며 “결과가 나오지 않아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2004년 1200만달러에 이르는 펀딩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용환 부회장은 지난 10년에 대해 “너무 힘들었고 불면증을 겪기도 했다”며 “사람 간에 인간적으로 서로 통하는 순간으로, 투자한 벤처회사 CEO가 상장하고 자금을 회수한 후에 찾아와 소주 한 잔 하자고 할 때가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