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업자들이 별도 정보이용료 부담 없이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정액제 요금 전쟁에 깊숙이 빠져들었다. 이통사들이 1만∼2만원의 월정액만으로 일정 사이트 안에 있는 콘텐츠를 무제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걸림돌이었던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인 정액제 바람이 정부의 무선인터넷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데이터이용료+정보이용료’ 정액 요금제 ‘데이터존프리’가 출시 4일 만에 가입자 11만2000명을 넘어서면서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KT와 LG텔레콤도 기존 요금제를 손질하고 새 요금제 출시를 계획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었다.
SKT 데이터존프리 요금제는 월1만3500원에 10만원 상당의 데이터통화를 제공하며, 프리존에서 게임·싸이월드·증권·뮤직·스타화보·만화 등 4000여개의 콘텐츠를 서비스한다. 이 요금제 가입자는 ‘T맵’과 각종 제휴 쿠폰 등도 받을 수 있다.
데이터존프리 요금제가 파격적인 혜택으로 반향을 일으키자 KT와 LGT도 맞대응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9월 정액요금제를 출시했던 KT는 출시 당시 10여종이던 콘텐츠를 지난 4월 30여종으로 늘렸으며, 가입자들이 선호하는 게임과 음악 등을 한층 더 보강하기로 했다. LGT는 이르면 이달 말 최신 게임·벨소리 등 인기 콘텐츠를 정보이용료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정보이용료 정액존’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한 달 6000원으로 1Gb의 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선인터넷 서비스 오즈무한자유에 가입하면 사실상 무제한으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통사들이 정보이용료 정액제 요금을 내놓는 것은 무선인터넷 요금에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이용자를 늘려가며 무선인터넷 ‘진입장벽’을 해소하겠다는 뜻이 가장 크다. 이를 통해 데이터 시장을 ‘알짜 서비스’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월 KT의 데이터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은 7356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5% 상승했다. LGT도 5000원이 넘어서는 등 새로운 수익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무선인터넷 콘텐츠(CP)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액존 안에 들어가지 못한 CP들은 지금보다 더 시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통사가 콘텐츠를 구매해 정보이용료 없이 제공하면서 외부에서 유료로 콘텐츠를 판매하는 업체들이 경쟁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인기 콘텐츠인 게임·음악·화보 등이 무료로 제공되면서 타격이 수면 위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됐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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