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신형 국내서 보기 어렵네

국내외 휴대전화 제조사가 세계시장에 출시한 스마트폰을 국내에 내놓지 않는가 하면 뒤늦게 제품을 선보여 얼리어답터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국내 스마트폰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림(RIM)을 비롯한 국내외 휴대전화 제조사와 스마트폰을 국내에 주로 공급하는 SK텔레콤은 현지화 마케팅 수립과 성공 가능성에 대한 판단을 이유로 신형 스마트폰이 세계시장에 첫 선을 보인지 6-12개월 뒤에야 국내에 출시하고 있다.

캐나다 림사는 지난해 8월 자국에 기업용 스마트폰 블랙베리 볼드를 처음 선보였으나 국내 공급사인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기업용으로 출시한 뒤 지난달 말부터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림사는 지난달 중순 새 모델 블랙베리 투어 9630을 발표하고 이달 12일 미국과 캐나다에 출시키로 했지만 한국은 출시 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닉에릭슨도 지난해 2월 쿼티자판을 갖춘 스마트폰 엑스페리아(X1)를 발표하고 같은 해 11월 미국과 유럽 등 35개국에 출시했다. 허나 국내 출시는 4개월 뒤인 올해 3월에야 SK텔레콤을 통해 이뤄졌다.

대만업체인 HTC도 윈도모바일을 탑재한 풀터치 스마트폰인 ’터치다이아몬드’를 지난해 5월 선보였는데 국내에는 올해 3월 출시했다. HTC는 올해 초 후속모델로 내놓은 터치다이아몬드2도 내달 싱가포르 등에서 먼저 출시할 계획이다.

사정은 국내업체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MS 윈도모바일 기반 6개, 심비안 기반 5개 등 11개의 스마트폰을 선보였는데 국내에는 윈도모바일 기반 6개 모델만을 출시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첫 선을 보인 스마트폰 옴니아의 경우도 6개월이 지난 12월에서야 국내 소비자들이 만날 수 있었다. 미국에서 블랙잭(SGH-i600)으로 알려진 스마트폰 울트라메시징(M620계열) 역시 미국보다 8개월 늦은 2007년 7월 출시했으며 일명 미라지폰인 울트라메시징2(M480계열)은 유럽 보다 6개월 늦은 지난해 7월 국내에 나왔다. 삼성전자는 9월 선보일 옴니아2, 옴니아 프로, 옴니아 라이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갤럭시폰의 국내 출시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지 못했다.

업계는 새 스마트폰의 국내 출시가 더딘 이유로 이통사가 무선데이터 무한요금제 마련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데다 국내외 제조사 또한 규모가 작은 국내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측은 “스마트폰 출시를 고려할 때 해외 시장에서의 시장성을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시간 차가 생긴다”며 “같은 시기에 내놓을 경우 검증이 안돼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나라마다 마케팅 전략이 달라서 출시 시기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키우려고 되도록 많은 모델을 국내에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까지 국내에 출시된 스마트폰은 10여 종으로 누적 판매량 20여만 대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체의 15% 수준에 이른 데 비해 저조한 성장률이다.

[연합뉴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