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휴가철" 라인 풀가동

  경기도 수지에 있는 비첸 디지털 인화 사업장. 인터넷으로 주문한 사진을 현상해 주는 8개 장비에서는 쉼없이 컬러 사진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비첸 측은 “평상시에 하루 평균 15만∼16만장, 성수기에 20만∼22만장 사진을 현상해 전국으로 배송해 준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디지털 인화 생산라인을 둔 비첸 사업장이 대목 준비로 막바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여름 휴가철은 디지털 인화 업계의 최대 성수기. 휴가철을 전후로 인터넷으로 사진을 현상하는 사람이 평상시보다 2∼3배 늘어나기 때문이다. 비첸은 디지털 카메라 업체로 잘 알려진 올림푸스가 설립한 자회사다. 의료·바이오에서 사진 이미지까지 다양한 사업군이 있지만 이 회사 주력은 디지털 인화 서비스다. 2002년 설립해 ‘미오디오’라는 온라인 인화 사이트를 운영해 시장 수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온라인 인화 서비스 업체가 장비 1∼2대를 두고 소규모로 사업을 벌이지만 비첸은 대규모 설비를 갖춘 유일한 회사다. SK·LG데이콤 등 대기업과 비교해 밀리지 않는 비결도 생산 시스템 덕분이다. 수지 작업장은 인터넷으로 주문받은 사진을 현상해 이를 배송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분당에 있는 IDC 서버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주문한 사진과 데이터를 내려받아 이 곳에서 바로 현상해 준다. 100평 남짓 작은 공간에 오밀조밀하게 있는 인화 장비가 전부지만 올림푸스 본사에서 VIP 임원이 한국을 방문할 때 빠짐없이 찾는 필수코스일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하다.

실제로 이 곳 생산 시스템은 모두 비첸에서 직접 설계했다. 사진 인화는 품질이 결국 경쟁력이라고 판단해 최고 장비를 들여 왔다. 균일한 사진 품질을 얻기 위해 사업을 가동한 지 5년이 넘었지만 매일 샘플 사진을 뽑아서 검사할 정도로 사진 품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정 라인 중 인화와 포장 분야를 직접 설계해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

비첸 정진석 본부장은 “마땅히 벤치마킹할 곳도 없어 이전에는 모두 수작업으로 처리했다”며 “이를 바코드·스캐너 일관 라인 체제로 직접 디자인 했다”고 말했다. 아마 국내에서 첫 사례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인화 서비스가 주력인 비첸이 생산라인까지 욕심을 두는 데는 더 큰 목적이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를 겨냥하기 때문이다. 방일석 올림푸스 사장은 비첸에서 쌓은 노하우를 올림푸스 본사와 해외법인 전체로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미 중국에 비첸 생산 노하우를 기반으로 생산 설비를 갖추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비첸은 올해 온라인 인화 사업에서만 90억원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67억원 보다 30억원 가량 많은 규모다.

정진석 본부장은 “사진 인화 흐름이 오프라인 현상소에서 온라인 사이트 중심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며 “비첸이 생산 노하우를 기반으로 디지털에 가장 적합한 인화 품질을 확보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보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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