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 멀티터치…다른 길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풀터치스크린폰의 멀티터치 기술 채택에 있어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풀터치폰 2세대 시장을 겨냥한 ’아레나폰’(ARENA, LG-SU900/KU9000/LU9000)에 자체 개발한 멀티터치 기술을 탑재한 반면 삼성전자는 전날 출시한 글로벌 전략폰 ’삼성제트’(SAMSUNG JET, S8000)에 멀티터치 기술 대신 ’원핑거줌(One-Finger Zoom)’ 기술을 채택했다. 멀티터치는 두 손가락으로 휴대전화 화면 상의 사진, 웹페이지 등을 확대 또는 축소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애플이 2007년 6월 자사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통해 휴대전화 화면 상에서는 처음 선보였다.

현재 멀티터치 기술은 인체에 흐르는 정전기를 활용하는 정전용량 방식의 터치스크린에서만 구현되는데 정전용량 방식의 휴대전화는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오작동이 발생하지 않는 한편 인체가 아닌 플라스틱펜으로는 화면을 작동시킬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섬세한 작업에서는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국내 대다수의 풀터치폰에 적용된 저항압방식은 손이나 펜으로 화면을 눌렀을 때의 전압변화를 통해 작동하는데 한 번에 한 가지 이상의 동작을 인식하지 못해 멀티터치 구현이 불가능하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정전용량 방식에 기반한 멀티터치 기술을 자체 개발해 자사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인 프라다폰에 처음 탑재한 뒤 이달 아레나폰에도 두번째로 적용했다.

회사는 현재 사내 모바일 플랫폼 개발실에서 연구ㆍ개발한 이 기술을 특허 출원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우리의 멀티터치 기술은 구체적인 구현 방식에서 애플과는 다른 독자 기술”이라며 “올해는 S클래스 사용자환경(UI)을 적용한 프리미엄 모델 5-6종에 추가로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멀티터치와 관련해 현재까지 전혀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자사 풀터치스크린폰에 멀티터치 기술을 적용한 적이 없다.

특히 최근에는 멀티터치를 채택하는 대신 이미지 확대.축소 기능을 한 손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는 ’원핑거줌’을 자체 개발해 삼성제트에 탑재했다. 원핑거줌은 한 손가락을 화면 상에 오래 대고 있으면 화살표 아이콘이 나타나 손가락을 위로 올리면 화면이 확대되고 아래로 내리면 축소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핑거줌은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화면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앞으로 멀티터치 기술을 채택할 지 여부는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2007년부터 멀티터치 기술 개발에 착수해 현재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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