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난 12일 자정을 기해 이뤄진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면 전환이 큰 차질 없이 순조롭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13일 밝혔다. 마이클 콥스 FCC 위원장 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주 초까지만 해도 300만 가구가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 준비를 완료하지 못했지만 이번 주말을 지나면서 거의 모든 가구가 준비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콥스 대행은 방송국의 경우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한 약 1천개의 방송국 가운데 토네이도로 방해를 받은 테네시주(州) 멤피스의 1곳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FCC에 TV 오작동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12일에만 31만7천건 걸려왔으나 이 가운데 10%는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 준비를 갖추지 못한 경우였으며 전환 사실 자체를 모른 경우는 3%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8∼12일에 걸쳐 걸려온 전화 70만건 가운데 30%는 디지털 컨버터의 작동 방법을 문의하는 전화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미국방송협회(NAB)는 지난주 완료된 자체 조사 결과 방송신호를 수신하는 1천260만 가구 가운데 88%가 TV 수신 교란 차단 장치를 갖추는 등 대부분의 가구가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 준비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ABC뉴스는 이번 전환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보도했다.
메릴랜드주(州)의 피아니스트인 브루챌스키(82.여)는 컨버터 박스가 설치돼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자 깨끗한 화질과 늘어난 채널에 놀라며 “나처럼 혼자 지내는 사람에게는 TV가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닐슨’이 지난 1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TV를 보유한 1억1천400만 가구 중 약 2.5%에 해당하는 280만 가구가 아직 디지털 방송 전환 준비를 마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디지털 방송 준비를 갖추지 못한 일부 가구들은 TV 화면에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아날로그 방송을 내보내는 방송국 수가 줄어들자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FCC는 40달러어치의 쿠폰 5천900만개를 발행해 아날로그 TV를 보유한 미국인들의 디지털 컨버터 박스 구입 비용을 지원해왔다.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면 전환은 당초 지난 2월17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지난 1월 초 쿠폰 발행 기금이 바닥나자 4개월 연기됐으며 경기부양자금으로 기금을 충당했다.
미 상무부는 디지털 방송 전환을 하루 앞둔 11일에는 평소의 4배에 달하는 31만9천990건의 쿠폰 지원 요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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