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통제의 고삐를 죄는 중국이 유례없는 초강수로 PC 제조업체를 압박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가 자국 내에서 PC를 판매하는 업체에 특정 웹사이트 접근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 설치를 의무화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HP·델 등 중국에서 PC를 판매 중인 주요 PC 업체는 다음 달 1일부터 PC에 차단 소프트웨어를 내장하거나 별도 CD에 담아 판매해야 한다.
‘그린 댐-유스 에스코트(Green Dam-Youth Escort)’로 명명된 이 프로그램은 중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진후이컴퓨터시스템엔지니어링’이 개발했다.
중국 정부는 청소년을 포르노 등 유해 콘텐츠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으나 PC 업계와 보안 전문가들은 부작용을 우려했다.
차단 소프트웨어를 조사한 한 외국 전문가는 PC에 이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장애 발생 및 해킹,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되레 높아진다고 밝혔다.
수잔 스티븐슨 주중 미 대사도 “새 조치가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지 조사 중”이라며 “이는 정보 기반 사회를 구축하는 중국 정부의 의지에 반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외국 기업 중 중국 내 PC 판매 1위 업체인 HP 대변인은 “이 조치에 가장 잘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을 검토 중”이라고만 말했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PC 판매량은 약 4000만대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PC시장이다. 지난 1분기 중국 내 PC 점유율은 레노버가 26.7%로 1위다. HP(13.7%)와 델(8.1%)이 그 뒤를 이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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