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표준 경쟁’이 불붙었다. 캐논·니콘 등 디지털 렌즈 교환식(DSLR) 카메라 업체에 대항해 하이브리드 카메라 진영이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마이크로 포 서드’ 방식 대표 주자인 올림푸스는 7~8월께 국내와 일본에 첫 상용 제품을 내놓는다.
올림푸스 측은 “올 초 공개한 마이크로 포서드 기반 제품을 이달 출시한다”며 “마이크로 제품이 갖는 강점을 집중 부각해 DSLR 카메라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 넣겠다”고 말했다. 올림푸스는 이에 앞서 올 초 마이크로 포서드 제품 개발을 끝내 시제품을 공개했으며 하반기에 상용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로 포서드’ 진영은 표준을 결성한 이후 지난해 말 파나소닉이 루믹스 ‘DMG-G1’을 첫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포문을 열었다. 올림푸스가 이번에 제품을 추가하고 ‘세 불리기’에 나서 기존 DSLR 진영과 시장 점유율 다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 포서드 방식은 올림푸스·파나소닉이 결성한 표준으로 카메라 자체 크기는 콤팩트 수준이지만 렌즈를 갈아 낄 수 있어 고품질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콤팩트 카메라보다 무겁고 아직은 교환 렌즈 종류가 적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파나소닉이 지난해 말 공개한 3인치 화면을 탑재한 G1은 이전 제품보다 자동 초점 방식이 빠르고 정확해졌지만 기존 최경량 DSLR보다는 무게가 무겁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도 선발 DSLR 업체의 아성을 넘기 위한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테크윈에서 분사한 삼성디지털이미징은 ‘NX’라고 이름 붙인 새로운 규격을 개발 중이다. 마이크로 포서드처럼 거울을 없애고 카메라 부피를 줄였으며 삼성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동영상도 가능하다. 삼성을 올해 안에 제품을 선보이고 독자 영역 구축에 나선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캐논·니콘 등 터줏대감 격인 선발 진영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들 업체는 동영상 등 부가 기능을 강화한 전략 모델로 후발 업체의 공세를 따돌릴 태세다. 니콘은 지난해 9월 동영상 DSLR ‘D90’을 출시했다. 이어 캐논도 11월 동영상 촬영 기능을 지원하는 DSLR ‘EOS 5D 마크II’를 내놓은 데 이어, 동영상 기능을 지원하는 보급형 D제품 ‘EOS 500D’를 출시하고 라인 업을 크게 보강했다. 캐논 강동환 사장은 “동영상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 차별화 전략을 통해 시장 1위의 자존심을 지켜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마이크로 포 서드(Micro Four Thirds)
경박단소한 디지털 카메라 디자인과 제품 개발을 위해 2008년 8월 파나소닉과 올림푸스가 주도해 만든 표준이다. 마이크로 포서드는 카메라 렌즈 소형화와 경량화를 위해 미러·펜타프리즘과 같은 DSLR 카메라의 기본 구성품을 없앴다. 이 때문에 일반 디지털 카메라와 내부 구조가 엇비슷하다. 반면에 렌즈를 교환하고 센서 크기를 훨씬 키워 그만큼 화면 반경은 물론 노이즈를 줄였고 더욱 깨끗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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