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는 지난 2007년 중국 소재 네덜란드의 대형 유통체인인 ‘마크로’ 8개점을 인수, 본격적인 중국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본격 해외 진출을 위해 지난해 2월부터 SAP 전사적자원관리(ERP)를 기반으로 글로벌 패키지 개발에 돌입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이 솔루션을 기반으로 북경점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다.
중국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IT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중국 땅 공략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특히 신규점포의 시스템 구축보다 인수합병(M&A)에 따른 점포 시스템 전환이 더욱 어려웠다. 그러나 롯데마트는 올 초 본격적인 프로세스 개선과 더불어 ‘현지화’ 전략을 구사해 지난 5일 IT시스템 전환 및 고도화를 완수했다.
◇시스템 전환 완료, 중국 공략 ‘이상 무’=“담당자가 누구입니까?” 2008년초 ‘베이징 IT혁신 프로젝트’를 위해 중국 현지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관련업무 담당자들을 찾는 데 며칠이 소요됐다. 언어 소통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업무별로 분산된 여러 프로세스를 총괄하는 지휘 체계가 없었다. 시스템 교체를 위해 마트 전체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통째로 바꿔야 했지만, 업무 분장을 파악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파트별로 한 사람씩 설득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를 지휘한 송병삼 롯데마트 경영정보 TFT팀장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당일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고 한다. “기존 마크로 시스템을 롯데마트의 IT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관여할 수밖에 없는 복잡한 중국식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 중심으로 단순화하는 일이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게다가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비즈니스 프로세스 파악과 커뮤니케이션이 우선 필요했지만 담당자도 없어 소통의 어려움을 겪었다. 송 팀장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며 프로세스 개선과 시스템 구축을 진행해야 했던 점이 가장 힘든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롯데마트 주재원들은 수 개월동안 현지 중국인들과 조를 이뤄 프로세스 개선과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했다. 연일 밤샘작업이 이어졌다. 롯데마트는 마침내 지난 달 21일, 북경 8개 지점의 MD(Merchandise)시스템과 ERP를 오픈하는 데 성공했다.
MD시스템은 할인점 영업의 핵심 시스템으로, 발주부터 재고관리, 대금지불단계에 이르는 상품 수불의 모든 단계를 관리할 수 있는 모듈을 탑재하고 있다. ERP는 FI, CO, TR, MM 모듈을 구축했다. 뒤이어 기존 하드웨어 장비의 재활용 방안 수립에 이어 POS시스템과 PDA시스템, 멤버십 시스템 등을 차례로 전환하고 지난 5일 8개 전 지점의 시스템 교체를 완수했다.
◇베스트 프랙티스보다 ‘현지화’가 중요=롯데마트는 하루가 지난 뒤에야 모든 정보가 집계되는 중국 마크로의 시스템을 ‘실시간’ 체계로 전면 업그레이드 했다. 매입, 매출 등 관련 정보 집계가 실시간으로 가시화되도록 하고, 물품 및 재고 회전율을 빠르게 해 산재해 있던 비효율을 제거했다.
IT 강국인 한국의 앞선 유통 시스템을 중국 땅에 뿌리내린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그러나 베스트 프랙티스에 대한 자부심은 ‘IT’의 관점일 뿐 현실에서 넘어야 할 ‘문화’의 장벽은 역시 높았다. 송 팀장은 “시스템 현지화를 위해 중국인의 오랜 습관과 문화를 수용해야 했다”면서 “현지에 적응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무용지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지의 IT시스템 유지·보수 문제는 문화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새벽에 담당자를 호출하면 밤 늦게 도착하는 ‘만만디’ 문화에 적응해야 했다.
그러나 해야 할 개혁은 과감히 진행했다. 우선 중국식 코드 체계의 표준화를 단행했다. 기존 중국 매장은 ‘판매코드’와 ‘제품코드’의 분류가 불명확해 정확한 재고 관리와 매출 집계가 불가능했다. 송 팀장은 “데이터 연계 작업에서 한국과 상이한 코드 체계로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상품 코드와 제품코드 분류 체계를 정립하고, 매출 관리 등을 체계화해 향후 확대될 중국 시장 내 다점포와 체인경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베이징 IT혁신 프로젝트의 핵심을 ‘현지 직원 교육’으로 삼을 정도로 변화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북경의 롯데마트 시스템 구축에 동원됐던 인력들은 한국으로 철수하기 전 현지인들이 ‘변화관리’를 해나갈 수 있는 역량을 조성하는 데 주력했다.
롯데마트는 내년 중국에서 월 2∼3개씩 점포를 확장하는 등 ‘다점포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베이징에 6개점, 톈진에 2개점, 칭다오에 1개점 그리고 오는 8월에 칭다오 10호점에 이은 베이징 신규 매장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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