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컨설팅 기관이야말로 미래를 예측하고 만들어가는 집단이다. 모든 변수를 가정해 다가올 미래 시장을 전망하고 기업 전략을 만드는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변수 하나를 잘못 짚더라도 나오는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만큼 이들에게 있어 미래는 긴장의 연속이다.
특히 IT업계는 기술 발전이 빠르고 트렌드 역시 그 어느 분야보다 신속하게 변화하는만큼 잠시라도 시장 동향을 간과한다면 신뢰를 단번에 잃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대표 IT리서치·컨설팅 기업의 한국지사를 이끌고 있는 김태경 오범코리아 사장은 이런 긴장된 시장에서 과감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오범코리아는 정부기관 및 SK텔레콤 등 주요 통신기업을 대상으로 다수의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통신 규제에 특화돼 있다. 특히 통신 규제 선진국으로 일컫는 영국에 본사가 위치한만큼 유럽 지역의 국가별 통신 규제 동향 파악과 분석에 강점을 갖고 있다.
통신기업의 ‘오늘’을 진단하고 ‘내일’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김 사장은 통신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자신 있게 말한다. “통신서비스는 그 어떤 산업보다도 ‘클린’한 시장입니다. 통신 네트워크만 확보하면 그 위에 올리는 서비스는 무한히 발전해 나갈 수 있습니다. 어떤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내는지가 통신기업의 내일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김 사장은 얼마 전 중국 출장에서 T옴니아와 같은 모양, 유사한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을 접하고 역시 이런 생각을 확신하게 됐다고 한다. 하드웨어는 적은 시간과 노력 투입만으로도 복제할 수 있지만 고도화된 서비스의 카피는 웬만한 기술력으로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통신기업들이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좀 더 공격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포화된 국내 시장에 안주하게 되면 서로 내상만 깊어질 뿐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 넓은 시장, 더 많은 소비자를 감안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호주에서 태어나 자란 교포로 사회생활도 ‘오범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시작했다. 이 때문에 2001년 한국땅을 밟았을 때는 호주와 너무 다른 ‘음주문화’ ‘형님문화’ 등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더 한국적인 마인드로 사업에 임하고 있다. 그는 “규제라는 것은 사회 분위기나 흐름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선진국 규제가 무조건 옳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한국 사회를 100% 이해하고 그에 맞는 규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에게 국내 통신 시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와이브로와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 등에 관해서 물었다. 그는 “국내 통신환경이 세계 어느 곳보다 발전하게 된 것은 정부가 나서서 초고속인터넷을 구축하고 CDMA 정책을 마련했기 때문”이라며 “와이브로 역시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MVNO 도입을 놓고 “버진모바일이 MVNO로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낸 것은 정부의 규제가 아닌 시장 원리에 충실하게 따랐기 때문”이라며 “MVNO 진출로 그룹 역량 시너지를 내고 싶었던 버진모바일과 남는 네트워크 용량을 쓰고 경쟁사 가입자를 빼앗아 올 필요가 있었던 원투원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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