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 `암초`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이 임시국회 개최 불투명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이달 임시국회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특별법을 통과시킬 계획이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여야 대립으로 임시국회 개회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입지 선정 등 후속 일정 및 예산 확보 등에 빨간 불이 켜졌다.

 1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강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민주당이 제시한 대통령 사죄와 관련책임자 문책과 처벌 등에 대해 한나라당이 해답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며 6월 국회 일정과 연계한 정치투쟁을 강화할 것임을 명확히 했다. 야당의 강경 입장에 따라 과학비즈니스벨트 특별법 등 교육과학기술부가 심혈을 기울여 온 과학기술 관련 법안 처리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당초 과학비즈니스벨트 특별법은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를 노렸지만 한나라당 홍준표 전 원내대표의 ‘불량 상임위’ 발언 파문으로 통과가 불발됐다. 이어 6월에도 국회 사정으로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상반기 중 발표하기로 했던 입지 선정이 지연되고 세부 추진계획 마련도 늦춰지게 됐다. 6월 임시국회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 등으로 인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우선 국회 일정을 지켜봐야 한다”며 “6월 임시국회 일정이 지연되면 입지 선정도 다소 미뤄질 수 밖에 없고 후속일정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 통과 후 곧바로 입지를 선정해 발표할 수 있도록 정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이 지연되면서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노리는 지자체들의 경쟁도 지속되고 있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선언한 곳은 대전시, 충청남도, 충청북도, 대전시, 대구시, 경상북도, 인천시, 광주시, 강원도 등이다.

 가장 앞서가고 있는 곳은 충청권이다. 이 지역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역 대선공약이었다는 점을 들며 벨트를 유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전의 대덕특구와 오송·오창 산업단지, 새로 건설될 행복도시 등이 연계할 경우 인프라 면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인천시는 청라와 송도, 영종을 잇는 국제비즈니스 거점단지를 구축하고 이를 서해안산산업벨트 및 남북교류접경벨트에 접목시켜 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평택항∼새만금 지역을 아우르는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에 대해 각 시·도와 함께 협의할 방침이다.

 경북지역은 경상북도, 포항시, 경주시, 영천시, 경산시와 대구경북지역대학교육협의회, 포스텍,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과학기술경북포럼 등 10여 개 기관이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면서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지차체가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벨트 건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정부종합계획에 따르면 오는 2015년까지 부지매입과 기반시설 조성을 제외한 순수 사업예산만 3조5487억원이 투입된다. 여기에 부지매입 비용으로 1조5000억원 정도가 투자될 예정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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