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초일류 科技 강국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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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각국은 사상 최대 규모의 공적자금을 쏟아 부어 경기 부양에 나섰고, 우리도 대규모 추경예산을 마련해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창궐하고 있는 신종플루 사태도 문제다. 누구도 이 위기의 끝을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있다. 과학기술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금융산업에 집중했던 아이슬란드가 부도위기에 처했다. 영국도 원래 제조업 중심 국가였지만 세계적 금융 중심지를 표방하다 적잖은 고생을 하고 있다. 반면에 제조업이 강한 독일, 일본은 금융위기에 잘 견디고 있다. 미국은 웰링턴, 매디슨 같은 교육, 과학, 의료도시는 금융위기에 잘 견디고 뉴욕, 시카고 등 금융도시는 일자리가 줄었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학기술 기초가 튼튼한 나라, 도시일수록 금융위기를 잘 견뎌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에 살 수 있는 길은 과학기술 외에 대안이 없다. 과학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세계적 기업육성도, 경제발전도 없다. 국가가 어려울수록 과학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국력을 집중해야 한다.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 1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표한 2008년 우리나라 기술수준 평가조사에서 90개 중점과학기술의 364개 세부기술 수준을 평가한 결과, 세계 최고기술 보유현황을 보면 미국 270개, 유럽 60개, 일본 34개, 중국 1개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는 분야가 한 개도 없었다. 이대로 가다간 영원히 2류 국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일등만이 살아남는 시대에 일류 기술, 상품, 인재 없이는 선진국과 경쟁할 수 없다.

 이제 우리나라는 그동안 추진해온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로서의 선진기술 추격 전략을 바꿔 혁신적 리더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새로운 과학기술 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 국가역량도 집중돼야 한다. 단기적으로 저탄소녹색성장, 신성장동력 육성으로 핵심 원천기술 확보해야 하고, 장기적으로 기술수입국에서 기술수출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해답은 바로 초일류 과기강국이다. 과학기술 초일류화가 우리가 지향하는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시발점이며, 최우선 과제다. 절대적인 규모 면에서는 아직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치지만 우리나라도 GDP 대비 R&D 투자를 현 3%에서 2012년 5%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제부터라도 세계 최고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초일류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국가가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우리가 초일류 과기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첫째, 수월성, 다양성 교육으로 창의적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둘째, 정부는 공공성 추구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 주도로 자율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해 신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 셋째, 획기적인 사기진작책을 펼쳐 과학기술인이 우대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산업육성도 인재가 있어야 가능하다.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교육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교육정책이 잘못되면 과학기술 정책도 잘못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마련,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교육, 과학기술, 산업의 삼박자가 일관되고 입체적으로 작동되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어느 정부나 강조하지만, 10년 전과 비교해 바뀐 게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나라가 초일류 과기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경제위기 속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실천이 중요하다. 과학기술 진흥은 국가 지도자가 의지를 가지고, 직접 챙겨야 한다.

 서상기 한나라당 국회의원 sks@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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