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할 때

 지난 일주일은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지난 토요일 아침에 방송 전파를 타고 흘러나온 뉴스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이었다. 본인을 포함해 부인과 아들, 딸 심지어 사위까지 검찰 수사를 받아 궁지에 몰렸다고 하나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온 국민은 경악했고 이어 그를 동정하는 추모의 물결이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일주일 내내 이어졌다.

 악재는 혼자 오지 않는다고 했나. 주말을 거의 공황상태로 보낸 국민에게 월요일 오전엔 북쪽에서 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라는 반갑지 않은 선물을 보내왔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이 대한민국을 혼돈(카오스)에 빠지게 했다면 북한 핵실험은 국제 사회를 강타했다. 정말로 정신없는 한주일이었다.

 오늘은 일주일간 무언으로 존재했던 그가 영원히 길을 떠나는 날이다. 그는 결코 성공한 대통령은 아니었지만 재임기간 중 권위주의와 반민주, 기존 질서를 타파하려고 노력했다. 무수한 비난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그런 그가 육신의 옷을 바꿔 입고 한 줌의 재로 돌아간다. 새벽 5시에 시작되는 발인을 시작으로 안장식은 저녁 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오늘 장례식이 끝나도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의 책임을 놓고 온 나라가 당분간 시끄러울 것이다.

 북한 핵실험은 남북 대치 상황에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현재진행형 사건이다. 그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나 일단은 국제 사회에 존재감을 알리는 포고문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당장 국내 주식시장이 영향을 받았고 국제사회는 제재안 결의 등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오늘 전직 대통령을 보내고 나면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한반도 내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슬픔을 가슴에 묻고 각자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 보수와 개혁 갈등, 경제위기, 노사문제 등 우리 앞에 헤쳐나가야 할 일이 산적했다. 국민 모두가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는 일 그것이 전직 대통령의 국민에게 남기고 간 뜻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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