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해 26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를 선언했다. 북한은 이미 지난 3월 30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나라의 PSI 참여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만큼 개성공단 폐쇄 등과 같은 극단적인 남북 대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외교통상부 문태영 대변인은 26일 “정부는 대량파괴무기 및 미사일 확산이 세계 평화와 안보에 미치는 심각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26일자로 PSI 원칙을 승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 대변인은 “남북한 간 합의된 남북해운합의서는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 북한을 배려했다. PSI 참여는 이날 오전 7시 30분에 개최한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결정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50분까지 20여분간 진행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PSI 참여 방침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PSI 참여 결정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환영한다”며 “한국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다른 PSI 참여국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전화회담에서 “1차 북한 핵실험 때 북한이 오히려 국제사회와의 대화가 재개되는 등 보상을 받았던 경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긴밀히 공조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강력한 결의안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결의를 만들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5일(현지시간) 북한의 2차 핵실험과 관련, “명백한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으로 강하게 반대하고 규탄한다”는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순회 안보리 의장을 맡은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안보리 긴급회의가 끝난 뒤 공식 발표문에서 “즉각적인 대북 결의안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를 우리 영해로 운반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다가 극한 반응을 보여온 점을 감안, 남북해운합의서 무효화, 국지적 도발,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극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송민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 “PSI 참여는 중국과 협의해서 해야 하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다분히 감정적이고 즉각적으로 반응해서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면서 “안보리 결의도 중국이 동참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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