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소프트웨어(SW)와 콘텐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이미 지니고 있습니다. 이제 이 같은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발상의 전환과 강력한 정부 지원이 필요합니다.”
한국 전자산업 발전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김완희 박사(84)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모국 방문을 통해 SW와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주고 받았던 100여통의 서신을 대통령기록관에 기증하기 위해 방한한 김 박사는 한국 IT산업에 대한 고견을 아끼지 않았다.
김 박사는 “반도체·TV·휴대폰 등 한국의 대표적인 IT제품들은 이제 일상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며 “대외 요인에 의해 단기적인 부침은 겪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 SW와 콘텐츠 산업 역량을 빨리 키워 하드웨어(HW)와 접목하느냐에 따라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한국인의 높은 교육열과 특유의 감수성 등이 SW와 콘텐츠 산업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또 너무 성급한 성과주의만 경계한다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 박사는 “구글과 닌텐도 등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기업이 한국에서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장기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정부 지원과 업계 공동의 노력이 어우러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1960년대 중반 ‘전자’라는 용어조차 생소한 시절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귀국, ‘전자공업진흥법’ 제정을 건의하고 전자공업진흥회 회장을 맡는 등 한국 IT산업의 기틀을 닦은 ‘한국 전자산업 대부’로 불린다.
이번 방문은 박 전 대통령과 주고받은 서신 100여통을 기증하기 위한 것으로, 이 서신들은 대통령기록관에 영구 보전된다. 특히 한국 전자산업의 탄생 과정을 엿볼수 있는 귀한 사료가 될 전망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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