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방송장비 수출 `온에어`

 국내 방송 기술업체들이 해외 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벨기에 등 디지털방송 전환을 앞둔 북유럽은 물론이고 일본업체의 텃밭인 아시아 권역까지 넘보고 있다. 물량은 많지 않지만 일본·미국업체에 밀려 엄두도 못 내던 아날로그 시절에 비하면 괄목상대라는 평가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티캐스트는 최근 독일·핀란드 등에 있는 현지 케이블TV업체와 셋톱박스용 미들웨어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수출국을 대폭 늘렸다. 기존 미국·이탈리아·대만 등에서 많은 매출을 올렸지만 올들어선 스페인·포르투갈 등 유럽 전 지역으로 대상국이 확대됐다. 해외 매출액도 전체의 절반가량인 2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알티캐스트 관계자는 “핀란드는 현지 지원을 위해 직원까지 상주시킨다”며 “특히 최근 경제가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유럽이 디지털 전환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방송 제작 HD모니터를 만드는 TV로직도 북유럽을 중심으로 수출국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해외 수출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이 회사는 연초 벨기에 국영방송국 VDT에 제품을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유럽 내 판매국이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엔 현지 방송국 사이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모니터를 수출했다.

 이경국 TV로직 사장은 “특히 남아프리카 HD스튜디오 수출은 소니를 제친 의미 있는 결과”라며 “남미 진출에도 성공하는 등 수출선이 다변화돼 올해 1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유럽은 2011년 6월 프랑스를 끝으로 연합 내 속해 있는 국가가 디지털방송으로 모두 전환해 방송장비 교체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T장비와 방송장비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어 IT에 강한 국내업체가 상대적 혜택을 볼 전망이다.

 디지털장비는 일본업체의 아성인 동남아시아에도 입성했다. 방송 솔루션업체 에이스텔은 최근 국산 방송 디코더(IRP)를 해외 케이블업체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 네트워크사업자(NO) 등에는 간간이 수출했지만 태국 현지 케이블업체에 공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박진철 에이스텔 이사는 “물량은 아직 많지 않지만 지상파보다 케이블 시장이 더 큰 태국 시장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판로 개척”이라며 “태국에 입성할 경우 유사 시스템을 쓰는 주변 동남아 국가 접근도 용이해 추가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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