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IT부문에도 김쌍수 식 혁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전은 김쌍수 사장 취임 후 ‘해체후재구성(TDR)’이라는 혁신 활동을 전사에 걸쳐 추진 중이다. IT부문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IT부문 사령탑을 맡게 된 김용팔 전력IT추진처장 “전사 혁신 활동인 TDR 결과에 따라, 6개 발전회사와 5개 그룹 계열사 등을 대상으로 IT거버넌스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한전을 중심으로 그룹 IT전략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먼저 발전 자회사 공동의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 구축, 그룹 통합 데이터센터 구축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신 IT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영업정보시스템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밖에 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 수행으로 정보시스템의 효율적 운영 및 최적화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발전자회사 통합논의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룹 IT전략 본격화=한전의 그룹 IT전략에 대한 체계 마련이 본격화된다. 우선 ERP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전력기술 등 4개사에 대해 공동 ERP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오는 7월 프로젝트가 발주될 예정이다. 당초 4개 계열사들은 개별적으로 ERP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었다. 일부 계열사는 이미 ERP 패키지 솔루션을 선정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원점으로 돌리고, 공동으로 ERP 구축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무엇보다 한전의 TDR 결과가 크게 작용했다.
김 처장은 “발전 자회사 공동 ERP구축은 김쌍수 사장 취임 이후, 계열사의 IT거버넌스 강화 차원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한전은 ERP 구축·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공동 ERP 구축을 유도하는 등 모회사로서 총괄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르면 내년 경에는 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한전 전산실 13개, 그룹사 전산실 11개 등 총 24개 전산실을 2개의 전산센터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한전은 현재 그룹 데이터센터 부지 선정 작업과 시스템 이전 방안을 마련 중이다. 그러나 향후 한전 본사 이전이 예정돼 있어, 이와 맞물려 그룹 데이터센터가 가동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처장은 “24개의 전산실 시스템을 통합, 수용하게 되는 2개의 센터는 주전산센터와 백업센터로 각각 활용될 것”이라며 “향후 시스템 이전이 본격화되면, 지역별로 있는 영업정보시스템은 물론, 본사에 위치한 ERP시스템도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전산센터와 백업센터를 연계하는 연계센터도 마련된다.
이와 함께 그룹 차원으로 국제회계기준(IFRS)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공동으로 ERP를 구축하는 4개사는 ERP프로젝트와 병행해 IFR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머지 7개사는 공동 추진을 위해 한전 주관 하에 전담TF팀을 구성, 공동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말까지 완료하고, 내년에 약 3개월간 테스트를 거쳐, 4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게 된다.
◇1000억 규모 차세대 영업시스템 검토=기존 시스템에 대한 재구축 및 고도화 작업도 추진한다. 먼저 지난 1997년 구축된 영업정보시스템에 대한 전면 재구축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이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마련 중이다. 마스터플랜이 마련되면, 신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영업정보시스템 구축에 나서게 된다.
김 처장은 “현 영업정보시스템은 노후화로 인해 비즈니스를 대응하는 데 다소 한계가 있다”며 “연내 차세대 영업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ERP시스템과 영업정보시스템과의 통합은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처장은 “영업정보시스템에는 지리정보시스템이 탑재돼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ERP시스템에는 지리정보시스템을 담을 수 없어 두 시스템을 통합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06년 가동에 들어간 ERP시스템에 대해서도 이용 활성화를 위한 고도화가 이뤄진다. 이를 위해 지난달 고도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약 20여개의 프로세스혁신(PI)과제를 도출했다. 고도화는 향후 2년동안 추진될 예정이다.
◇3단계에 걸쳐 대대적인 EA 진행=IT시스템 및 IT조직에 대한 효율화도 활발하다. 한전은 복잡해지는 IT자원을 통합적 관점에서 관리하기 위해 지난 2007년 EA도입을 위한 사전 컨설팅 결과를 기반으로, 현재 3단계로 EA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1단계 프로젝트는 지난 2007년 9월부터 2008년 7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ERP, 영업정보시스템, 배전업무시스템 등 핵심 분야에 대한 현행 아키텍처와 목표 아키텍처를 구축했다.
EA관리시스템도 함께 구축했다. 현재 업무, 데이터, 응용시스템, 정보화설비, 보안 등의 변경되는 정보를 아키텍처에 반영하는 작업을 수행 중이다. 김 처장은 “한전의 EA 1단계 작업은 2008 EA국제학술 컨퍼런스에서 상을 수상하는 등 공공기관의 EA 벤치마킹 대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2단계 프로젝트는 1차와 2차로 나눠 추진된다. 2단계 1차는 지난 6일 착수, 올해 말 완료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1단계에 진행되지 않은 통신 및 주변 시스템 등 전 분야에 대해 현행 아키텍처 구축, IT거버넌스 체계 고도화, EA활용기반 확충 등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2단계에서는 활용측면에 대한 고민이 많이 이뤄지게 된다.
이후 2단계 2차 사업은 2010년에, 3단계 사업은 2011년에 진행될 예정이며, 3단계까지 모두 완료되면, 정보기술아키텍처(ITA)를 기반으로 종합적인 정보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 및 체계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T조직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1월 기존에 전산과 통신으로 분리된 조직을 전력IT추진처로 통합하는 혁신을 단행했다. 김 처장은 “기존에 유사한 업무를 다른 조직이 수행하다 보니 업무 중복, 이원화 등에 따른 비효율적인 문제가 발생됐다”며 “이번 조직 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밖에도 한전은 지난 2008년부터 웹2.0 기반의 ‘유저 플랫폼’ 업무 서비스 개발환경을 완성해 정보공유, 협업, 컨텐츠 재생산 등의 효율성을 창출하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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