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돈…부동자금 800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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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실시된 하이닉스반도체 일반 공모 유상증자에서 6816만주 모집에 24억9572만주가 몰려 경쟁률이 36.6대 1에 달했다. 청약증거금은 무려 25조8307억원에 달해 기업 공모에 몰린 자금 규모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벤처기업인 뉴그리드테크놀로지 일반 공모주 청약 경쟁률도 1000대 1을 넘어서는 등 IT업체에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이 같은 열기에 전문가들은 시중 부동자금이 고수익을 좇아 한꺼번에 몰린 결과로 보고 있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단기 부동자금이 800조원에 이르면서 정부당국의 대응방안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18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시중 부동자금은 올해 들어서만 60조원 이상 급증해 4월 말 기준 시중 단기성 수신은 811조3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시중 단기성 수신은 747조9000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63조4000억원의 부동자금이 생성됐다.

 단기 부동자금은 2007년 말 665조2000억원, 지난해 6월 728조9000억원, 9월 719조5000억원으로 600조원 후반에서 700조원 초반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들어 급격히 증가하면서 결국 800조원 선을 넘어섰다.

 정부는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확장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통해 공급된 원화유동성이 단기 자금시장으로 환류하면서 유동성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대한 투자를 염두에 두고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예금·MMF 등으로 자금을 이동해 놓고 시장을 관망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4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11%로 미국 5.2%, 영국 7.3%에 비해 강한 흐름을 보였으며, 부동산 시장도 강남 3구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다.

 정부는 이런 단기 유동성이 조만간 ‘과잉’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단기 유동성 문제를 방임한 상태에서 향후 경기 급락세가 진정될 경우 부동산 가격 폭등 등 자산시장 과열과 인플레이션으로 한국 경제가 다시 한번 위기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물부문에선 경기회복을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산시장이 과열로 치닫게 되면서 향후 경제운용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정부 차원에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자산시장과 실물시장의 괴리가 너무 커지고 있는 시점”이라며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과도하게 흘러가 거품이 되지 않고 기업 투자 부문으로 가도록 유도하는 섬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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