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임시국회 땐 해결되나

 다음달 임시국회의 모든 관심이 미디어법에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디지털전환 특별법 개정안 등 통신방송 업계가 바라는 법안 처리가 또 한번 미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디어법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다른 모든 법안이 처리·상정 시기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열릴 임시 국회에서 논의할 방송·통신·케이블 업체와 관계 있는 법안은 4∼5개에 달한다. 대부분 연초 또는 지난 4월 임시 국회에 상정됐지만 논의되지 못한 법안이다. 특히, 지난 4월 30일 임시 국회 마지막날 10여개의 법안이 한꺼번에 문방위 소위에 상정되면서 중요 법안들도 토의조차 진행되지 못했다. 당시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일부 법안을 표결에 붙이려고 했지만 토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4월 국회에서 논의돼야 했지만 다뤄지지 못한 대표적인 법안은 가전사의 디지털전환 비용 분담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건의 디지털전환 특별법 개정안, 향후 사업자가 망이나 설비 없이도 통신 시장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방송·정보통신 사업에서 감리를 도입하자는 정보통신공사기술관리법안 등이다.

 당시 고흥길 위원장은 이들 법안의 사항이 중요하므로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법안을 마무리했다. 관련 업계는 6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바라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미디어법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열린 문방위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지역 공청회 파행 운영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는 등 시각차가 여전했다. 이강래 민주당 새 원내대표가 리더십의 첫 시험대인 미디어법 논란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큰 변수로 떠올랐다. 여기에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실을 비롯한 일부 야당 의원실이 미디어법 개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미디어법안 처리는 더욱 난항을 거듭할 전망이다. 전례를 봤을 때 최대 쟁점이 해결되지 않으면 여타 법안은 묻힐 수밖에 없다.

 관련 법안 처리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 업계는 국회가 쉬는 이달에도 잇따라 여의도를 방문하고 있다. 법안의 중요성을 의원에게 알리고 처리를 부탁하기 위해서다. 업계는 법안 통과를 염두에 두고 인력을 뽑고 있는데 6월에도 처리가 되지 않으면 올해 사업의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적극 주장했다. 미디어법과 분리한 선별 처리를 요청했다.

 천정배 의원실은 “미디어법이 워낙 중요한만큼 여기에 모든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최대한 정책 이슈로 맞붙는다는 방침이지만 정치가 생물이라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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