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압니까? 그냥 뜯으라고 해서 뜯었을 뿐이지요.”
지난 15일 취재차 수차례 유선전화를 걸었으나 응답이 없어 휴대폰 번호를 확인하고서야 통화가 된 중소기업청 모 과장의 말이다. 그는 ‘대국대과제 도입으로 정신이 없다’며 지금 대대적인 사무실 리모델링으로 오늘 하루 유선전화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대변인실 반응도 재미있다. 이런 일이 있으면 알아서(?) 휴대폰으로 로밍을 해놨어야지 왜 안 했느냐는 설명이다. 청 차원에서 특별한 지시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기자가 민원도 많은데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은 아니냐고 물었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공지를 해야겠다’고 답했다.
이날 하루 중기청과 통화를 시도했던 중소기업인들은 적지 않게 분통을 터뜨렸을 듯싶다. ‘통화중’도 아니고 벨은 울리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인이 있다면 휴대폰으로 확인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버튼만 누르다 포기했을 것이다.
중기청 공무원들을 만나면 ‘우리만큼 바쁜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중소기업인들은 경기가 좋건 나쁘건 힘든 업체가 언제나 나오고, 이 때문에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중기청 민원이 많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만큼 이런 해프닝을 막아야 한다. 민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절박한 업체가 많다는 것이다.
이날 하루 중기청과 통화를 하지 못해 사업에 차질을 빚은 업체가 나왔을 수도 있다. 리모델링을 핑계로 대민업무에서 해방됐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18일부터 일주일간 중소기업 주간이다. 주최 측인 중소기업중앙회는 경기를 반영해 행사를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중기청은 이 행사의 지원기관으로 여러 몫을 담당한다. 중기청이 중소기업을 위해 잊어서는 안 될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
경제교육부=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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