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vs 훌루, 경쟁은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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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 질의 전쟁’.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유튜브와 훌루가 벌이고 있는 경쟁을 축약한 표현이다. 비록 유튜브가 엄청난 트래픽과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지만 할리우드 제작 콘텐츠를 서비스 중인 훌루가 비즈니스 측면에서 한 발 앞선 형국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인 온라인 동영상 시장을 키워가는 동반자이자 최대 경쟁자인 두 회사가 내놓을 올해의 성적표에 온라인은 물론이고 할리우드와 방송가 등 기존 오프라인 콘텐츠 업계의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6일 머큐리뉴스가 두 회사의 오늘을 짚어봤다.

 ◇양적 우세속 질적 열세, 유튜브=시장조사 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첫선을 보인 뒤 줄곧 온라인 동영상 시장을 지배해 온 유튜브의 지난 3월 동영상 조회 수는 59억건을 기록했다. 훌루 조회 수의 약 16배에 달한다.

 구글은 이처럼 엄청난 트래픽을 수익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훌루와 마찬가지로 유튜브도 무료로 동영상을 제공하고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 구글이 유튜브 인수에 17억 달러를 쏟아 부은지 2년이 넘었지만 유튜브의 매출은 여전히 초라하다. 이는 곧 투자회수와 관련된 구글 투자자들의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구글의 재무 신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5년과 2006년 유튜브는 각각 2억7100만달러와 2억76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이후 유튜브의 실적은 더이상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이달초 크레디트스위스의 애널리스트인 스펜서 왕은 적자규모가 4억달러 대로 커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작지만 강한 훌루=설립 당시 유명 할리우드 제작사 2곳이 참여한 훌루는 유튜브와 다른 시각에서 온라인 동영상 시장에 뛰어 들었다. 일반 사용자들이 동영상을 올리도록 하는 대신, 영화나 TV쇼 등 전문가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단기간에 성공을 거뒀다. 서비스 개시 후 1년이 넘은 훌루는 이제 미국 내 3위의 인기 비디오 사이트로 자리잡았다. CBS를 제외한 미국내 주요 TV 프로그램 제작사 대부분이 훌루에 콘텐츠를 제공 중이며 지난주에는 디즈니까지 가세했다.

 훌루의 동영상 숫자는 유튜브에 비하면 턱없이 적지만 광고주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콘텐츠들이다. 훌루는 인터넷 시청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다면 동영상 광고와 러닝타임이 긴 콘텐츠를 참아낼 것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온라인 광고 전문가들은 훌루의 광고요율이 유튜브의 몇 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조사업체 양키그룹의 조시 마틴 애널리스트는 “사용자 저작 콘텐츠를 통한 매출 창출은 매우 어렵다”며 “훌루의 성공요인은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의 반격=네티즌이 원하는 영상 콘텐츠는 유튜브가 실현해야 할 전략 포인트다. 이 같은 맥락에서 유튜브는 지난 11월 이후 소니픽처스·CBS·MGM·ABC 등의 TV쇼를 비롯해 영화, 기타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쇼’라는 섹션을 신설, 할리우드 콘텐츠를 모아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 콘텐츠가 풀타임이 아닌 일부만 제공되고 있다는 점, 아마추어 콘텐츠 사이트라는 일반의 인식 등 넘어야 할 과제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유튜브도 훌루도 아직은 사용자나 광고주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지 않다. 유튜브는 광고주가 원하는 엄청난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광고주들은 자사 브랜드가 홈비디오처럼 낮은 수준의 콘텐츠와 결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또 그들이 원하는 규모의 시청자를 불러 모으는 동영상도 매우 드물다. 반면 훌루는 광고주들도 알고 좋아하는 고품질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지만 유튜브의 트래픽이나 시청자 수에는 미치지 못한다. 수백만 명의 TV 시청자 도달률에 익숙한 광고주들에게는 엄청난 수의 온라인 시청자가 필요하다.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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