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후 은행들이 시가총액을 둘러싸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민·신한 두 은행이 시총 수위 자리를 번갈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하나금융지주·외환·기업은행 3곳의 4위 다툼도 치열하다.
3일 전자신문이 한국거래소(KRX)에 의뢰해 주요 시중은행(금융지주)의 지난해 9월 이후 시총을 비교한 결과, KB금융은 지난해 10월 10일 상장 당시 16조7480억원으로 신한지주(14조5200억원)를 크게 앞섰으나 같은 달 1위 자리를 빼앗긴 후 11월 한때 신한지주에 2조원 이상 뒤쳐졌다. 국민은행은 그러나 다음달인 12월 18일 시총 순위가 다시 1위로 올라섰다. 4월 들어서는 신한지주에 자리를 넘겨준 상태다. 4월 30일 현재 신한지주 시총이 15조230억원으로 KB금융(14조1650억원)보다 1조원 가량 크다.
시총 3위는 우리금융이 확고히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2월 한때 외환은행의 맹추격을 받았으나 4월 30일 현재 7조9960억원으로 4위권보다 2조3000억원 가량 많다.
은행 규모 4위 싸움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지난해 9월까지만해도 외환은행이 비교적 큰 폭으로 앞서 갔으나, 하나금융이 추격해 11월 한때 역전했다 12월 다시 자리를 내줬다. 올해 들어서는 한 주가 멀다 하고 순위가 바뀌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들어 4위권 싸움에 적극 가세했다. 지난해 9월 초 6조1380억원으로 하나금융지주(8조500억원)에 크게 뒤쳐졌던 기업은행은 올해 2월 한때 외환은행을 역전하는 등 4위권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이 같은 은행 시총 순위 변경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 있어 악재가 잔존해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돌발 악재에 어떻게 대처하는냐에 따라 주가와 시총이 움직일 것으로 분석한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은행이 금융위기의 중심에 서 있다 보니 변동 폭이 크고 건전성 정도에 따라 순위가 달라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시중은행(금융지주) 시가총액 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