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품질 수준을 높이기 위한 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뜨겁다. 인증 제도가 대표적이다. 인증 제도는 고객에게는 신뢰를 주고 기업에는 품질 수준을 외부에 내세울 수 있어, 세계 곳곳에서 품질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증 제도가 활성화되면, 기업은 인증을 받기 위해 품질 수준을 높이게 된다. SW 제품이 ‘이 정도는 돼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는 용도가 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다. 기업은 인증을 받으면서 자사의 품질 수준을 객관화할 수 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버그를 수정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고객은 이를 믿고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도입하는 제품 수준을 높이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굿소프트웨어(GS) 인증 제도는 빠르게 확산되며 제도가 도입된 지 8년 만에 1000건을 돌파했다. GS 인증은 2001년 1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처음 업무를 시작한 이래, 첫해 6건을 시작으로 2005년 100건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274건을 기록하는 등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각종 인증을 놓고 ‘주객이 전도됐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인증이 SW 품질을 어느 정도 선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기여를 했지만, 인증을 받는 데만 급급한 나머지 인증을 통한 품질 관리 활동을 체질화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하나의 인증으로 이를 보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SW 프로세스 품질 관리 인증 제도가 그것이다. 기업이 SW를 개발하고 테스트하는 데 적당한 프로세스를 갖고 있는지, 개발 여건과 능력은 어떠한지 등을 인증하는 것이다.
결국 인증 자체보다는 이들 인증을 바탕으로 기업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품질 관리가 곧 비용절감=스탠디시 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1994년도 납기 초과율은 164%에 달했으나, 매년 낮아져 2004년에는 84%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낮아질 수 있었던 이유는 프로젝트의 프로세스를 관리하면서 프로세스 품질이 향상돼서다.
한국SW진흥원이 진행한 조사에서는 납기를 준수한 프로젝트가 평가비용을 많이 지급한 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예산을 준수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비용을 준수한 프로젝트는 평가비용이 55%에 달했지만, 비용을 초과한 프로젝트는 오히려 평가비용 비중이 50%로 낮았다. 평가 자체의 비용은 더 많이 들어갈 수 있으나, 이를 통해 프로젝트 납기와 예산을 맞출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제품 품질 활동을 체계화하면 다양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인증을 받기 위해 소모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패키지 SW 분야의 품질 보증 인력은 0.8%로 품질 보증 활동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석규 SW시험인증센터장은 “조직 내에서 품질 활동을 하지 않고 준비 없이 인증을 받으려고 시도한다면 시간과 비용은 배로 든다”며 “인증 경험을 거쳐 자체 품질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인증 제도 현황=정부가 지원하는 인증 제도는 SW 자체의 품질을 인증하는 GS 인증과 SW 프로세스 품질 인증 두 가지다. 이 외에도 카네기멜론대학이 개발한 CMMI가 있다.
GS 인증은 SW 자체의 품질을 검증하기 위한 제도다. 객관적인 품질 전문가들이 검증하기 때문에, 기업 내에서 찾기 힘든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다. 열악한 중소기업은 제품 개발자들이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이때 오류를 잡기 힘들다. 개발자 자신의 인터페이스와 습관만이 적용되기 쉽기 때문이다. TTA SW시험인증센터에서 이를 수행하고 있다.
GS 인증은 공공기관이 GS 인증을 받은 제품을 우선시하면서 가파르게 확산됐다. 2007년까지만 해도 대기시간이 3∼4개월은 걸려야 했으나,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SW시험센터 오픈 이후로 대기시간은 ‘0’으로 줄어들었다.
TTA SW시험인증센터는 오픈랩을 운용하고 있어 기업이 스스로 다양한 장비와 툴을 이용해 테스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업이 사무실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고가의 장비까지 대여해주기도 한다.
SW 프로세스 품질인증 제도는 SW 기업의 SW 개발단계별 작업절차와 산출물 관리역량을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다. SW 기업의 수행능력 강화와 SW 사업의 부실방지를 목적으로 도입됐다. 올 1월에 한국SW진흥원이 인증기관으로 지정받아 본격적인 심사업무를 수행 중이다.
이상은 SW진흥원 단장은 “최근 SW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기업의 개발생산성과 품질 향상이 대외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며 “기업의 대외적인 신뢰도 제고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객관적인 기준과 절차에 의한 프로세스 적용검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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