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의 위대한 도전
임진국 지음, 북오션 펴냄.
지난 3월, 대한민국은 오랜만에 행복했다. 불황으로 일자리를 잃은 실직자도,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 구직자도, 장사가 안 돼 울상인 상인들도 모두 야구로 하나가 됐다.
이런 행복을 안겨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드라마를 연출한 김인식 감독은 유난히 언론의 조명을 많이 받았다.
스포츠 역사상 준우승한 팀의 감독이 이처럼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은 적은 없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히딩크를 ‘축구 용병술의 대가’라고 한다면 김인식 감독은 일명 한국식 ‘비빔밥 야구’를 만들어낸 그만의 리더십으로 선수들은 물론이고 야구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말도 느리고 밥먹는 속도까지 느려서 ‘만만디 감독’으로 통하는 그가 이끈 무수한 경기 속에서 그는 리더로서 갖춰야 할 겸손과 인내, 배려, 믿음, 매너, 판단력, 임기응변의 정수를 보여줬다.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철학을 경기 속에 녹여낸 그는 의심스러운 사람은 쓰지 않고 쓴 사람은 절대 의심하지 않는 인간적인 리더십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명장이 말하는 다섯 가지 승부처’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용병술’ 코너에는 비단 야구뿐 아니라 기업 등 조직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적극 참고할 만한 경영 전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스포츠 전문기자로서 20여년간 취재 현장을 누비며 김인식 감독과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그의 성격, 명언, 특징 등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다른 면모들을 낱낱이 소개하면서 그의 20년 야구인생을 재조명한다.
아직 WBC의 감동이 채 식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1만2000원.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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