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핑 중에, 눈에 띄는 제목 또는 그림을 보고 클릭했다가 내용이 제목과 판이하게 다르거나 너무 평이해서 실망(혹은 분노)하곤 한다. 이러한 것을 이른바 ‘낚는다’고 표현하는데, 아이디어에서도 이러한 ‘낚시’ 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도와주지 않으면 실현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디어에만 깊은 애정을 갖고,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경향이 있다. 간단한 사례들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낚아채는 상상에 빠져보자.
넥타이는 남성 정장에서 스타일을 살리는 포인트 역할을 한다. 넥타이 색깔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인상을 크게 바꿀 수 있다. 토니 카스티요라는 플리커 사용자는 어느 날 친구에게 특이한 넥타이를 생일 선물로 받았는데, 유명한 그래픽 소프트웨어인 포토숍의 툴바(화면)가 그대로 옮겨져 있다. 넥타이 핀도 마우스 커서 모양으로 돼 있어서 재미를 더한다. 매일 아침, 자르기, 붙이기, 지우기 등 기분에 따라 다른 곳에 핀을 꽂아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이 넥타이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포토숍과 마우스 커서란 특이한 소재를 채택했기 때문이고, 의도적인지는 알 수 없어도 열 개가 넘는 네모 속 그림들 하나하나가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아이디어의 발상에서는, 넥타이의 수직으로 긴 모양과 유사한 포토숍 툴바를 채택한 것에 주목해야 하는데, 긴 모양은 넥타이와 포토숍 툴바라는 두 개의 상이한 개념을 접목하기 위한 교량 역할을 해 준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사람들의 시선을 낚겠는가. 강렬한 색으로, 특이한 모양으로, 혹은 독특한 촉감이나 사운드를 추가할 수도 있겠다.
다음 사례는 우리가 늘 보는 공중전화 박스다. 프랑스의 리옹 라이트 페스티벌에서 예술가 베노이드 데세유와 베네데트 부바리노는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공중전화 박스를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예술작품으로 변화시켰다. 예쁜 빛깔의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공중전화형 수족관이라는 그들의 상상은 소외의 대상을 관심과 경외의 대상으로 바꾸어 놓는다.
퇴근길, 공중전화 박스 안을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피로를 잊을 수 있겠다.
김원우 KT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 디지에코 퓨처UI 연구포럼 시솝 wwkim@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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