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인터넷뱅킹 시스템이 국내 인터넷뱅킹 거래규모가 1경(京)원을 돌파한 당일인 지난 27일 기업 고객이 대거 몰리면서 중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측은 고객에게 이에 대한 공지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은행 및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7일 오전 기업고객을 위한 인터넷뱅킹이 전산시스템 오류로 중단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없지만 (27일) 오전 기업고객 인터넷뱅킹과 폰뱅킹이 전산 문제로 중단돼 고객들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제보자 A씨는 “(인터넷뱅킹이 이뤄지지 않아) 당일 수 차례 콜센터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은행 측은 시스템이 중단된 이후에 하나은행 홈페이지(www.hanabank.com)에 ‘인터넷뱅킹이 중단됐다’는 메시지 대신 펀드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는 사실만 초기화면이 아닌 고객이 찾기 어려운 새소식 코너에 띄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하루가 지난 28일 오후 2시 현재 이 게시물의 조회 건수는 48건에 불과했다.
하나금융지주 홍보 관계자는 “27일 오전 10시부터 20분 가량 접속량이 많다 보니 지연됐다고 들었다”며 “인터넷 화면이 바로 떠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애 안내를 초기화면에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치부를 드러낼 필요가 없어서’라는 반응을 보였다.
업계는 하나은행의 이 같은 대응에 대해 준비 부족이라고 꼬집었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25일 결제가 많은 가운데 주말을 끼고 있어 27일에 고객이 대거 몰린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라며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인터넷뱅킹이 제대로 돼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일에는 인터넷뱅킹 사이트 보안카드 입력란에 오류가 발생했고, 지난 2월에는 인터넷뱅킹 시스템이 해킹돼 고객 돈이 2100만원가량 무단 인출되는 등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김준배·정진욱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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