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硏 "기업의 `기억력`을 높여라"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기억력이 개인의 지식 축적에 토대가 되는 것처럼 기업 경영에서도 ‘기억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28일 ‘기억력이 좋은 기업’이라는 보고서에서 “건망증이 심한 기업은 근시안적인 경영을 펼치지만, 기억력이 좋은 기업은 경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고 장기적”이라며 기업의 ‘건망증’을 막기 위한 조건들을 소개했다.

우선 기업의 기억이란 종업원이 가진 지식이나 노하우를 조직화해 기업의 핵심역량으로 체화한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기업의 핵심가치나 문화를 규정하고 역량을 쌓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우량기업의 필수 요건이지만 현실적으로 기억력이 좋은 기업이 매우 드물다며 경계해야 할 요인으로 탐욕과 보신주의, 변화 강박증, 사람에 의한 경영 등을 꼽았다.

탐욕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분야로는 금융을 지목했다. 금융위기는 실제 예상 수익 이상으로 투자 대상의 가치가 부풀려지고 무분별한 투자로 신용이 대폭 확대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런 위기가 수백 년에 걸쳐 반복됐음에도 눈앞에 보이는 수익 때문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신주의로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문화가 퍼지면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문제점을 덮어버리는 방식을 취하게 되고 실패의 기억은 사라진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부단히 변화해야 한다는 강박증 때문에 의도적으로 과거와는 정반대의 정책을 실행함으로써 경험과 기술이 일시에 사라질 수 있고, 시스템이 아닌 개인의 역량에 의존해 조직이 운영되면 조직의 자산으로 전환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혁신하려면 기억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학문의 발전처럼 기업의 핵심역량도 과거의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경험을 재해석해 현재의 제도와 문화에 녹여내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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