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한국 연합군 대 노키아’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올 1분기 경기 침체 여파로 노키아가 작년보다 19%나 줄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 사상 최대 점유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한국 휴대폰이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점유율이 상승한데 반해 올해에는 각 지역에서 노키아 부진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1분기 노키아의 지역별 휴대폰 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뚜렷해진다.
노키아는 비중이 가장 큰 아시아 시장에서 4610만대를 판매, 지난해(5510만대)보다 16.3% 줄어들었다. 유럽(2570만대→2230만대) 13.2%, 중동(2020만대→1480만대) 시장에서 26.7% 줄었다. 특히 중남미(1190만대→660만대)에서 44.5%나 줄어이 지역이 경기 침체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판매 대수 하락 여파로 노키아 휴대폰 및 서비스 부문 매출은 61억7300만유로를 기록, 작년(92억6300만유로)에 비해 33%나 떨어졌다. 특히 영업이익이 5억4700만유로에 그쳐, 1년 전 18억8300만유로에 비해 71.9%나 내려 앉았다. 영업이익률도 한자릿수로 떨어져 경기 침체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미, 유럽, 중동 등 전 지역에서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서유럽과 동유럽 각지에서 이미 노키아를 추월했거나 점유율 격차를 크게 줄이고 있다. 중동지역을 비롯한 각 지역에서 현지 소비자 특성에 맞춘 엔트리 프리미엄 및 특화 제품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 LG전자도 북미·유럽 시장에서 풀터치 및 쿼티폰을 중심으로 판매대수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불황일수록 상위 브랜드로 구매가 쏠리는 현상도 한국 휴대폰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4600만대와 2300만대 가량을 판매한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 사 판매대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경쟁사 부진으로 사상 최대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며 “2분기 상황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노키아와 함께 한국 휴대폰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양상이 굳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주 1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소니에릭슨은 빅3와 격차가 더욱 벌어지며 경쟁에서 탈락하는 양상이다.
이 회사는 1분기 145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 작년(2230만대) 같은 기간보다 35% 줄어들었다. 매출도 37%나 감소했으며, 2억9300만유로의 당기순익 적자를 기록했다. 소니에릭슨은 이 같은 부진 여파로 2000여명의 추가 감원 계획을 밝혔다.
양종석·윤건일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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