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 경기 연내 회복 어려울듯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미국 정보기술(IT) 제조업체의 신규 주문이 2004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고 컴퓨터 재고는 1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극심한 경기 침체 영향으로 소비 지출의 감소 현상이 지속되면서 PC와 휴대전화, 반도체 등 IT 부문의 실적과 전망이 당분간 위축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5일 코트라 미 실리콘밸리센터가 공개한 ‘IT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컴퓨터와 커뮤니케이션, 부품 등 3대 IT 품목의 주문량이 모두 출하량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컴퓨터는 신규 주문이 지난 1월 23억 달러 가량으로 지난해 12월 24억달러, 지난해 11월 28억 달러, 지난해 1월 29억달러 등에 비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컴퓨터 출하는 지난 1월 29억 달러로 신규 주문 23억 달러와 비교하면 주문에 비해 출하가 더 많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고 컴퓨터 재고는 지난 1월 11억 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11~12월 12억 달러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15년만에 가장 낮은 재고량을 기록했다. 커뮤니케이션(휴대전화 등) 부문은 신규 주문이 지난달 53억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2.6% 낮아졌고 출하는 54억 달러 수준으로 역시 출하량이 주문량보다 높았다. 각종 IT 부품에 대한 신규 주문은 지난 1월 32억 달러 가량으로 전년 대비 20% 가량 급격히 줄어들었다.

반도체의 경우 전세계 반도체 판매량이 지난 1월 153억 달러 가량으로 지난해 12월에 비해 11.9% 크게 낮아졌다.

반도체는 매년 초 비수기를 맞고 있어 1월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게 사실이지만 예년 평균 감소율이 2.6%에 불과했던 점 등에 비춰 올해 하락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코트라측은 설명했다.

미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최근 올해 PC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4.5%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으며 휴대전화와 반도체 장비 등 주요 IT 제품의 경기가 침체 양상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코트라 구본경 차장은 “IT 제품 전반에 걸쳐 올해까지는 경기가 제대로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다소 어두운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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