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한국산 D램에 대한 일본 정부의 상계관세가 철폐됐다. 지난해 9월 세계무역기구(WTO) 패소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가 유독 하이닉스에 9.1%의 상계관세를 유지하다 이번에 철폐한 것이다. EU와 미국에 일찍이 상계관세를 철폐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하이닉스를 물고 늘어진 까닭은 자명하다.
일본 반도체 산업계가 하이닉스를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최근의 세계 반도체 산업 구조조정으로 한국·일본·대만으로 생산 시장이 재편되는 와중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업체로는 하이닉스가 자국의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던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채널을 거쳐 상계관세 철폐를 위한 정부와 하이닉스의 끈질긴 노력으로 결국 해결됐다. 일본 상계관세 철폐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엘피다와 마이크론 등 여타 D램 업체와 경쟁력 차이를 확대하고,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모바일 컨슈머 제품 시장 지배력 확대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거대한 국가연합체인 ‘타이완 메모리’와 맞붙어 싸워야 하는 하이닉스로서는 불리한 장애물이 제거됐다. 통상장애가 완전히 사라져 기술력과 시장 장악력으로 싸워 이길 수 있는 공정한 ‘게임의 룰’이 마련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이닉스 역시 15% 선인 하이닉스의 일본시장 점유율을 전 세계 평균 시장점유율인 20%대로 회복해 2억달러 규모의 추가 매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이닉스의 어려운 집안 살림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국가적으로 볼 때 이번 일본의 하이닉스 상계관세 철폐는 격동의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이 확고한 헤게모니 장악의 기회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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