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미국 캘리포니아주 첨단 정보기술(IT)의 본산인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통신 케이블이 절단돼 지난 9일(현지 시간) 지역별로 유무선 전화 등이 하루종일 불통돼 수만명의 주민이 불편을 겪고 기업과 공공기관 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현지 경찰은 유무선 전화 서비스업체인 AT&T의 광섬유 통신 케이블을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잘라내고 도주한 사실을 밝혀내고 중대한 사회적 파괴 행위로 간주, 지역 우범자를 중심으로 본격 추적 수사에 나섰다. 10일 미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2시께부터 실리콘밸리 중심지 중 하나인 샌타클라라와 샌타크루즈, 샌베니토 카운티 등지에서 유무선 전화와 인터넷 뱅킹 서비스, 이메일 서비스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
실리콘밸리 지역은 이날 오후 늦게 복구 작업이 완료되기까지 병원과 상점, 은행 등의 인터넷 서비스가 마비됐고 신용카드 등 사용이 불가능해졌으며 긴급 전화(911)가 연결되는 경찰서와 소방서 등은 민원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큰 혼란을 겪었다.
많은 주민들은 “ATM이 작동하지 않아 하루종일 현금을 인출할 수 없었고 친구나 동료에게 전화는 물론 이메일, 문자 메시지 등을 보낼 수도 없었으며 모든 통신 수단이 마비돼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유선 전화를 이용하는 주민 5만명 가량이 통신 ‘공황’ 상태를 겪었으며 많은 기업들이 거래선 등과의 연락이 끊기는 바람에 업무가 중단되는 비상 사태를 맞았다. 일부 긴급 환자들은 구급차를 부르지 못해 직접 승용차를 몰고 병원으로 가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리콘밸리 경찰은 “실리콘밸리 지역 4곳의 광섬유 통신 케이블 10개가 누군가에 의해 절단됐으며 용의자 추적과 함께 정확한 경위를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9일 하루동안은 은행에 강도가 들었다 해도 그저 눈만 뜬채 아무도 손을 쓰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연출됐다”며 “통신 케이블선 절단 자체는 간단한 일일 수 있으나 케이블 절단이 이같은 심각한 혼란과 마비 상태를 빚는다는 사실을 새삼 알려준 계기가 됐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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