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달 초 ‘ERM(Enterprise Risk Management)’ 태스크포스(TF)라는 조직을 신설했다. 상무급을 팀장으로 15명 정도로 구성한 이 팀의 목표는 세계 사업장에서 발생할 경영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이를 최소화하는 표준 업무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다.
LG전자는 ‘별동부대’ 천지다. 지난 2월 말 이후 본사와 사업본부에 크고 작은 TF가 잇따라 생겼다. 내부도 정확한 팀 수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LG전자 관계자는 “대략 오는 6월까지 만들어지는 TF를 따지면 500개 정도”라고 말했다. 본부마다 80∼90개 팀을 만드는 셈이다. 참여 인력만 4000명 정도다. 2만여 명 직원 중 20%다. 팀장도 차장부터 임원까지 다양하다. 규모도 5∼6명 수준부터 20명까지 있다. 이들은 주로 새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기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개발할 예정이다.
남용 부회장이 ‘전체 인원의 20%는 미래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한 이후 후속 조치다. 한국지역본부는 소매 유통 경쟁력을 위해 30개가량의 TF를 신설했다. 지원 부서 전체 인력에서 20%, 마케팅 부서 15%, 영업 부서에서 10% 부서원을 차출했다. 조직을 효율화하고, 시장에서 지나치기 쉬운 미세한 요소까지 찾아내 판매 경쟁력으로 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팀간 중복 업무를 제거하고 낭비 요소를 제거하는 목적도 있다. LG전자 측은 “유통 채널의 제도 수립과 투자 심의, 프로모션 운영 기능을 현장으로 대거 이관한 것”이라며 “소매 유통에서 판매사원 경쟁력, 상권관리 등 시장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TV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도 20개 TF를 구성했다. 6월 말까지 더욱 늘릴 계획이다. 다른 사업본부도 마찬가지다. 미래 신사업 위주로 각 사업부를 아우르는 형태로 인력을 차출해 다양한 TF를 만들었다. LG전자 측은 “남용 부회장이 미래 대응 주문도 있지만 고환율 이후에 대비해 체질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자는 배경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는 ‘TF 붐’에 대한 피로감도 있다. 취지를 공감하지만 자칫 가외 일로 본업을 소홀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동석·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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