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검색어로 보는 세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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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지구촌 네티즌들은 인기 드라마에 높은 관심과 함께 G20 정상회담, 게임, 검색엔진, 친구찾기사이트, 만우절 바이러스 등과 관련된 이슈로 검색창을 메웠다.

 중국에서는 토종 검색엔진 바이두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고 일본에서는 80년대 게임을 윈도용으로 복구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에 주목했다. 독일과 러시아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큰 인기를 모았던 동창찾기 서비스가 화제가 됐으며, 미국 네티즌은 만개한 벚꽃의 향기를 키보드로 옮겼다.

<중국>

 중국에서는 지난해 제작된 중국 드라마(총 32부작) ‘샤후코우’이 검색창을 달궜다. 우리 말로 ‘살호구(殺虎口)’로도 불리는 샤후코우는 원래 산서성 삭평의 북방 20리 지점에 있는 도시를 일컫는 말로 만리장성의 한 관문이다. 이 드라마는 항일전쟁시대를 시대 배경으로 삼아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인 샤후코우 지역을 무대로 벌어지는 중국인들의 조국애와 외세에 저항하는 불굴의 정신을 그려냈다. 기존 전쟁 드라마와 차별화된 빠른 전개와 볼거리를 제공해 인기를 얻었다.

 이와 함께 중국내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baidu.com) 지식검색’이 2위에 올랐다. 知道는 ‘알다’라는 뜻으로, 바이두에서 제공하는 지식검색서비스의 명칭. ‘바이두에서 지식검색하기’ 라고 검색어로 오를 만큼 중국 네티즌들이 애용하고 있다.

 <일본>

 갑상선 기능항진증으로 불리는 난치성 자가면역질환 ‘바세도 병’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일 일본 인기배우 미즈시마 히로가 가수 아야카와 혼인신고를 했다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아야카가 바세도병을 앓고 있다고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가 과도해 생기는 이 병은 더위에 예민해 땀을 심하게 흘리고 운동을 하지 않아도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근육이 쇠약해져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2위에는 일본 게임개발 업체 ‘아이렘’이 올랐다. 디지털 콘텐츠 개발업체인 D4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31일 자사가 추진중인 ‘프로젝트 EGG’에 아이렘이 새롭게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80년대 패밀리 컴퓨터용 게임을 윈도용으로 복원하는 작업으로 총 47개사가 참여한다.

 <미국>

 미국 네티즌은 지난 1일 역사상 최고 계약금 3100만달러룰 받고 부임한 켄터키대학의 농구 감독(50) ‘존 칼리파리’에 대한 관심을 검색창에 비췄다. 정확하게는 그가 받은 어마어마한 돈이 화제다. 멤피스대학의 감독이었던 칼리파리는 계약기간이 4년이나 남았지만 켄터키대학이 20만 달러를 물어주고 스카우트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어 연례행사인 ‘벚꽃축제’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내셔널 체리 블러썸 페스티발’이 4일부터 12일까지 워싱턴 DC에서 개최되며 관광객이 많은 워싱턴 기념탑과 제퍼슨 기념관 부근에 벚꽃이 만개해 장관을 연출했다.

 <영국>

 지난 2일 런던에서 열린 20개국 정상회담 ‘G20’이 3위에 올랐다. 세계 경제의 85%를 차지하는 20개국 정상회담의 주요 화두는 경기부양과 금융구제를 위한 공조. 이번 회의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기금확대 등 참가국들이 총 1조1000억달러를 출연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협력하기로 하는 성과를 낳았다.

 또 BBC방송의 드라마 ‘이스트엔더스’가 5위를 차지했다. 1985년에 첫 전파를 탄 뒤 지금까지 방영되는 장수 프로그램. 런던 이스트엔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서민 드라마로 최근 방영 분에서 극중 캐릭터 다니엘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BBC국장에게 다니엘을 돌아오게 스토리를 바꿔 달라는 팬들의 청원이 쇄도했다.

 

 <독일>

4월 1일부터 활동을 시작한다고 해 이른바 ‘만우절 바이러스’로 불린 ‘콘피커’가 독일 검색창의 최상위를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만우절 바이러스 최초 배포자를 신고하면 25만달러(3억4000만원 상당)의 현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선언해 큰 관심을 불러왔지만 결국 아무런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 동창찾기 사이트 ‘Nasza Klasa’가 3위에 올랐다. 지난 2006년 폴란드에서 만들어진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자신의 사진을 올리고 동창을 찾거나 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러시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역의 친목도모 사이트 ‘V Kontakte’가 러시아 네티즌의 가장 많은 부름을 받았다. 영어로 ‘In Touch’를 뜻하는 이 사이트는 페이스북과 비슷한 디자인과 성능으로 페이스북의 ‘짝퉁’이라는 비난도 있지만 지난달 이후 이용자가 3000만명을 넘어서며 유명 사이트로 입지를 다졌다.

 이어 러시아의 유명 소설가 니콜라이 ‘고골’이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로 탄생 200주년이 되는 4월 1일을 맞아 많은 기념행사가 열렸다. 고골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대장 부리바(Taras Bulba)’도 2일 개봉돼 관심을 모았다. 고골의 출신지는 당대에는 러시아왕국에 속했으나 현재는 우크라이나에 속한 지역이라 두 국가가 고골에 대한 애착심을 두고 경쟁하는 분위기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