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기섭 자동차부품연구원장 "자동차 산업의 미래 `그린카`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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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산업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뼈대입니다. 그간의 경험을 살려서 국내 자동차 부품의 경쟁력을 한단계 높이고 국가발전에 더욱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지난달 자동차부품연구원장에 취임한 이기섭 신임원장.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이 원장은 미 밴더빌트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고 21회 행시 합격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 산업자원부 요직과 생산기술연구원 고문,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공직이나 기관장 시절에도 언제나 목표와 비전을 깔끔하게 달성해냈다.

 그는 자동차부품연구원의 수장으로서 이번에도 명확한 비전을 밝혔다. “자동차의 미래는 한마디로 그린카입니다. 기존 편의성에 친환경을 함께 달성하지 못하면 자동차 산업은 망합니다. 자동차부품연구원의 비전은 친환경 그린카를 만드는 첨단부품 경쟁력에 맞출 겁니다.”

 이 원장은 겉모양은 비슷하지만 지금 자동차 내부에서는 혁명이 일어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미래형 자동차는 고효율, 고연비로 가기 위해서 하이브리드카, 수소자동차, 전기차 등 기술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계가 대응해야 할 변화의 파장도 그만큼 큰 것이다. 요즘 자동차를 뜯어보면 부품국산화 비율이 95%에 달하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핵심부품의 겨우 40%만 국산화된 상황이다. 그는 미래차 핵심부품의 국산화에 더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경쟁이 치열한 전자산업과 반대로 자동차 산업은 일부 완성차업체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해서 부품개발환경이 다릅니다. 이제는 미래형 자동차 부품개발에 산학연이 힘을 합쳐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협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위기로 요즘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 산업이 비틀거리는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냐고 물었다. 그는 한국 자동차 부품산업은 한단계 더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고 말한다.

 “어려움에 처한 미국,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이 더 유리한 조건에 부품을 조달하기 위해 글로벌 아웃소싱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 완성차업체의 부품공급체인에 매달려온 중소 부품업체들이 시장영역을 국제적으로 확대해서 글로벌 벤더로 성장할 기회를 맞이한 셈이죠.”

 이 원장은 영국의 자동차 기술력은 매우 높지만 제조업기반은 이미 무너진 사례를 들면서 결국 중소 부품업체들이 경쟁력이 그 나라의 자동차 산업을 좌우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적절한 인건비, 생산기반, 기술력 등 세계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서 유리한 조건을 갖췄습니다. 부품산업의 경쟁력만 한단계 높아진다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겁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사진=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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