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비스 1위 ‘인천공항’을 가다
세계적 초일류 공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이 지난 27일 8주년을 맞았다. 출범 8년 만에 인천공항은 국제화물 운송부문 세계 2위, 국제여객부문 세계 12위 공항으로 성장했다. 특히 서비스 부문은 국제공항협의회(ACI)가 4년 연속 1위 공항으로 선정할 만큼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ACI의 평가는 홍콩 첵랍콕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 등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1700여개 국제공항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의미가 더욱 크다.
인천공항이 세계적인 서비스 수준을 자랑할 수 있게 된 배경은 IT를 기반으로 ‘유비쿼터스(u) 에어포트’를 구현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만 네덜란드, 중국, 브라질, 이스라엘 등 세계 20여개국 관계자 300여명이 인천공항을 방문, 서비스 및 운영 노하우를 배워갔다. 물론, 완벽한 u에어포트를 실현하기 위해선 보완해야 할 사항이 많다. 현재 인천국제공항공사는 u에어포트팀을 주축으로 여객·안내·상업·화물 등 4개 부문에 대해 ‘글로벌 톱 IT 에어포트’ 마스터플랜을 수립, 추진 중이다. 초일류 공항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천공항 현장을 방문, ‘u에어포트’를 직접 체험해봤다.
#모바일 체크인으로 공항서비스 시작
오전 7시. 공항 가는 길에 휴대폰으로 모바일 체크인을 했다. 휴대폰에서 2486번호를 누르고, 무선인터넷을 접속하면 항공사의 체크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는 좌석 선택뿐 아니라, 교통편, 항공기 결항 및 지연 안내, 주차정보 등을 제공한다. 아시아나항공과 SK텔레콤, KTF 이용자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아직은 단점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연내 대한항공·LG텔레콤과도 제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처음 도입된 후 한 해 동안 4만2389건의 이용 실적을 보였다.
공항 도착시간 8시. 공항이 가장 붐비는 시간대다. 인천공항에는 오전 9∼10시께와 오후 5∼6시께에 가장 많은 비행기가 이착륙한다. 이로 인해 7∼8시 30분 사이에 가장 많은 이용객이 체크인 등 공항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그만큼 대기 시간도 길다.
그러나 곳곳에 설치돼 있는 셀프체크인 키오스크를 이용하면 짧은 시간에 체크인을 마칠 수 있다. 모바일로 체크인을 이용했을 경우 절차는 더욱 간단하다. 모바일 체크인을 이용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여권의 바코드만 읽히면 그 자리에서 바로 체크인이 가능하다. 현재 설프체크인 서비스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를 포함해 캐세이퍼시픽, 노스웨스트, KLM 등 5개 항공사 이용객에게 제공된다. 총 55대의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셀프 체크인의 도입으로 체크인 시간이 평균 12분 14초에서 2분 40초로 단축됐다.
하지만, 아직은 미흡한 게 많다. 국적기를 이용, 비자가 필요한 국가를 여행하는 승객은 셀프체크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미국이나 중국을 방문하는 이용객은 셀프체크인을 할 수 없다.
#자동 출입국심사로 대기시간 ‘제로’, 심사 시간 ‘10초’
8시 10분. 체크인을 완료했다. 셀프 체크인 이용객을 위한 별도의 수화물 접수대가 마련돼 있어, 수화물 접수도 대기 시간 없이 바로 끝냈다. 다음은 출국 심사장으로 들어가면 된다. 현재 인천공항과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는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입국장과 출국장에 각각 8대와 12대씩 설치해 시범 운영 중이다. 자동출입국심사시스템은 IT와 생체정보 인증기술을 적용, 출입국 절차를 자동화한 것으로, 여권과 지문 정보입력만으로 출입국 심사를 간단하게 마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대기시간 없이 곧 바로 출국심사대를 통과할 수 있다. 자동출국심사대에 여권 바코드와 이용자 지문만 읽히면 된다. 다만 최초 자동출입국심사시스템 사용 시에는 사전에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신원확인, 사진촬영, 지문등록 등 등록절차를 마쳐야 한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4월 승무원 대상으로 도입했고, 6월부터 일반 이용자 대상으로 본격 제공하고 있다. 현재 등록자는 5만3000명, 이용객수는 120만명에 달한다. 아직은 전체 이용객수의 6% 정도에 불과하다.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선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3.5% 선인 지문인식 불량률도 낮춰야 한다.
원형구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 관리사무소장은 “자동출입국심사시스템을 통해 이용자 서비스 제고는 물론이고 법무부 업무 프로세스도 혁신할 수 있었다”며 “향후 인력 운용상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안내시스템 통해 SMS도 발송
8시 20분. 입국 심사를 모두 완료했다. 탑승 시간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았다. 가족들이 부탁한 몇 가지 품목을 면세점에서 샀다. 공항시설을 한번 둘러 보기로 했다. 그러나 공항이 너무 넓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마침 자동안내시스템이 눈에 들어왔다. 공항공사가 ‘u보드’라는 프로젝트로 구축한 것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항공기 탑승 게이트를 비롯해 공항 내 편의시설, 상업시설 등 위치를 알 수 있다. 면세점 취급 품목 및 가격 정보, 식당위치, 메뉴, 도착지 날씨 등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시설 관계자에 연락을 취하거나, 만나기로 한 동행자에게 휴대폰 단문메시지(SMS)도 보낼 수 있다.
면세점에서 몇 가지 물건을 사고, 탑승 게이트로 이동했다. 아직 탑승 시간이 남아 있었다. 밖이 시원하게 보이는 창가에 앉아 노트북을 꺼냈다. 탑승 구역은 어느 지역이든 무선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다. 별도의 디바이스나 ID 없이 바로 인터넷에 연결된다. e메일을 확인하고, 포털 사이트를 방문, 시간을 보냈다.
# 출국절차 총 35분 소요…해결할 과제 많아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내던 중 탑승 안내 방송이 나왔다. 짐을 정리하고 탑승게이트로 갔다. 세계 최초로 도입된 자동보딩게이트 시스템에 여권만 대면 통과할 수 있다. 과거 탑승권을 기계에 넣고 일부분을 절취해 돌려받는 방식에 비하면 절차가 훨씬 간편하다. 현재 이 서비스는 33번 게이트에서만 시범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향후 자동보딩게이트시스템을 다른 게이트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출국 심사를 마친 승객들이 실제로 비행기에 탑승했는지를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며 “가끔 발생하는 여권 바꿔치기도 현장에서 즉시 잡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공항 도착 후 출국에 걸린 시간은 총 1시간 30분. 실제 출국절차에 소요된 시간은 35분 정도였다. 최형규 인천공항공사 u에어포트팀 팀장은 “아직은 서비스가 제한적이거나 시범 제공되고 있지만, 향후 서비스 대상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