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물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세계 각국은 지금 홍수와 한판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1970년대 연평균 1700억원 정도였던 홍수피해가 최근 2조7000억원으로 급증하고, 피해복구비 및 치수사업비 등을 포함해 연간 8조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자연재해 예방과 수자원 확보, 생태환경 개선을 위해 4대 강 살리기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의 4대 강 살리기 프로젝트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IT업체들의 물밑 움직임도 분주하다. 4대 강 살리기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여기에 들어가는 IT솔루션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위정자들의 가장 큰 덕목으로 ‘치수’를 손꼽을 만큼 물을 다스리는 일은 중요하다. 최근에는 분석과 통계에 기반을 둔 과학적인 예측으로 그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 수리부(Ministry of Water Resource)는 일찌감치 양쯔강의 홍수 방지 프로젝트에 ‘비즈니스 분석 플랫폼’을 적용해 관심을 끌었다. 양쯔강의 사례를 통해 4대 강 살리기 프로젝트에 왜 정보기술(IT)이 필요한지를 살펴보자.

 땅이 넓고 강이 많아서 홍수재해가 빈번한 국가, 중국. 중국의 역사는 ‘치수(治水)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잦은 홍수에 시달렸고, 위정자들에게 치수는 중요한 국가적 과제였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과 그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전 지구적인 지구온난화 등은 집중 호우를 더욱 촉진해, 1999년 이래 홍수로 인한 연평균 손실액은 1100억위안(약 22조원)에 이른다. 중국 GDP의 2%에 해당하는 돈이다.

 중국 수리부는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수리발전의 중요 전략을 제시하고, 정보처리·지리정보시스템(GIS)·데이터웨어하우스·데이터 마이닝 등 IT기반의 ‘비즈니스 분석(Business Analytics)’ 도구를 폭넓게 치수에 활용하고 있다.

 △예측형 데이터 마이닝 기법 부각=지난 몇 년 동안 중국 수리부와 유관 기관, 그리고 일부 성에서는 홍수방지 정보검색, 홍수방지 회의, 홍수예보, 홍수방지 조절, 수문 데이터베이스 응용 등의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해 왔다. 그리고 이들 시스템으로 범람 및 가뭄방지, 수자원 관리조절에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하지만 더욱 전략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구축된 데이터베이스 모델의 표준화 수준이 낮고, 데이터 동기화 및 정보공유의 어려움 등 문제도 있었다. 따라서 장기간 누적된 데이터와 선진 데이터 마이닝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홍수방지 조절과 수자원 관리에 적용할 것인지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중국 수리부는 2005년 1월부터 데이터 마이닝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분석 플랫폼을 도입, ‘홍수방지 조절 및 수자원 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다양한 비즈니스 분석 플랫폼 기술 중에서도 ‘수문 데이터 마이닝(Hydrological Data Mining)’기법을 도입하기로 했다. 중국 수리부가 홍수 방지 조절을 위해 접목한 이 수문 데이터 마이닝은 ‘기술(Descriptive) 모델’과 ‘예측 모델’로 나뉘는데, 기술형 수문 데이터 마이닝은 데이터를 특징화시켜 비교함으로써 유용한 데이터를 발견하는 것이다. 반면에 예측형 데이터 마이닝은 기존 데이터를 분석해, 하나 또는 한 세트의 모델을 통해 새로운 데이터를 예측하는 기법이다.

 기술형 데이터 마이닝은 ‘통계’에, 예측형 데이터마이닝은 ‘예보’에 특화된 셈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예측형 데이터마이닝이 홍수방지 조절 및 수자원 관리를 위한 수문 데이터 마이닝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경제·사회적인 효과 ‘톡톡’=중국 수리부는 양쯔강의 수문 관리에 이어 2007년 타이후 유역(타이후 인근 유역을 뜻함) 관리국과 수리부 수리 정보센터에 ‘홍수방지 조절 및 수자원 관리정보시스템’을 보급해 높은 효과를 거뒀다.

현재 각 성 및 성 이하 수자원 행정관리부서가 수리 정보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각각 국가 수문 데이터베이스로 대표되는 여러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특히 국가 범람 가뭄방지 지휘시스템공정과 수리 전자행정 공정 등 전국적인 정보화 공정의 시행은 사업성과를 높이는 데 좋은 지원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 내 수많은 강 유역의 수문 관리에 IT가 본격 적용됨으로써 경제적인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수치로 나타내기는 힘들지만, 수자원 관리정보시스템의 확대 적용은 사회적으로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직접적으로 홍수방지 조절과 수자원 관리 등 여러 부분의 업무효율을 크게 높일 뿐 아니라 시스템 응용에 있어 중국 수리업계 업무수준을 높여줬다. 특히 전국의 홍수방지 조절 및 수자원 관리 업무를 연동해 국민생활을 기본적으로 보장할 수 있게 됐다. 또 수자원의 이용효율과 효과를 높여 사회적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양쯔강 홍수 조절 프로젝트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4대 강 살리기 프로젝트에 양쯔강의 사례를 벤치마킹해볼 가치가 있다. 게다가 앞으로 우리나라도 물부족 사태가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태백 등 강원 지역의 가뭄은 지역 주민들의 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물줄기를 IT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일은 물부족 사태에 대처할 수 있는 현명한 대안이기도 하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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