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으로 통하는 일본 전자업계가 ‘체질 개선’에 실패, 위기를 맞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우리 전자업계가 글로벌 위기속에서 선전을 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들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로 들린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위기에 직면한 일본 전자업계의 구조적 문제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2008 회계연도 일본 전자기업들의 실적이 사상 최악의 수준이 될 것”이라며 근본 이유로 “과거 수차례 단행됐던 구조조정이 실질적인 체질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들을 안고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표적 문제로 ‘생산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첫 번째로 꼽았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극복과정에 생산성을 3.2배 높인 반면, 일본은 90년대 중반 이후 10여년동안 노동생산성이 8% 감소됐다는 것이다.
‘사업구조가 백화점식’이라는 것도 문제점으로 들었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전자제품 이외에 용접기·이발기구 등 백화점식 사업을 펼쳤으며 이는 주력사업의 선택과 집중이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또한 디지털TV 등 주요 제품시장에서 10% 미만의 낮은 점유율을 나타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패러다임 변화에 적절히 대응을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90년대 반도체·LCD 등에 대한 전략적 투자 부진과 수직통합형 사업모델 고수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고 풀이했다. 이밖에 휴대폰·LCD 등 시장규모가 크고 성장하는 산업에서 부진한 것도 배경으로 언급했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우리 기업들이 일본기업 부진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구조조정의 경우 전략적이고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IBM이 하드디스크와 PC부문은 매각한 사례를 언급하며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주력사업은 상시적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향후 일본 전자기업들이 더욱 강화된 경쟁력으로 경쟁 전면에 복귀할 수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은 산업생태계 및 시스템 경쟁력 제고를 통해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태윤 수석연구원은 “최근 우리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됐다고 자만해서는 안된다”며 “일본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선택과 집중에 나서면 경쟁의 양상이 바뀔 것”이라고 경계를 했다. 그는 이어 “우리 기업들은 부품 등 취약한 부분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며 동시에 신흥시장이나 성장하는 시장에 적극 공략을 해야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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