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두차례 유찰된 교육과학부의 디지털교과서 사업을 수주하면서 ‘황금어장’으로 각광받는 교육정보화 시장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그동안 국산 단말기까지 개발하며 디지털교과서 수주전에 사활을 걸어온 LG CNS, SK C&C 등 IT서비스 전문업체를 따돌리고 막판 사업자로 선정된 KT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KT는 지난 24일 ‘디지털 교과서 연구학교 인프라 구축 및 서비스 운영지원 사업’ 경쟁입찰에 참여한 LG CNS, SK C&C, LG데이콤 등을 따돌리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KT는 이번 입찰에서 경쟁업체가 저마다 중소기업과 공동 개발한 국산 단말기를 제안한 데 반해 HP의 태블릿PC를 들고 나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HP의 태블릿PC는 환율 인상으로 국산 단말기보다 가격이 비싸 이번 디지털교과서 사업을 수주하더라도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KT가 이 같은 우려에도 이번 사업을 적극 추진한 것은 향후 교육정보화 사업에서 KT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KT는 이번 사업 기술평가에서 자사의 IPTV를 통한 교육 사업의 설명을 부각하는 등 디지털교과서 시스템 구축뿐만 아니라 향후 교육 콘텐츠로 영역을 확대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KT가 이번 디지털교과서 사업 수주를 계기로 내달 발주가 예상되는 ‘학교인터넷망 고도화 1차 사업’ 등 교육정보화 프로젝트에 더욱 공세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교육용 IPTV 제공을 위해 국고 450억원을 투입해 학교 전송망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KT가 원가조차 맞추기도 힘든 이번 디지털교과서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수주까지 성사한 것도 향후 IPTV를 중심으로 한 교육 콘텐츠, 전송망 업그레이드 시장을 염두에 두고 교육분야 사업실적(레퍼런스)을 확보하려는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주춤했던 공공분야 IT서비스를 강화하려는 포문으로도 해석됐다. KT는 15년전부터 IT서비스 사업을 추진 중이나 그동안 KT그룹 시스템관리(SM) 외에는 외부 프로젝트 수주가 활발하지 못한 편이었다. 이 때문에 KT가 이번 수주에 총력을 기울인 것도 향후 대규모 공공 프로젝트 유치를 위한 사전포석의 성격도 강한 셈이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디지털교과서 사업은 KT가 이미 시범사업을 펼칠 정도로 관심을 가진 분야이고, 향후 전국 초등학교와 중학교로 사업이 확대되면 엄청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여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이다. 이번 사업도 어느 정도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수주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이번에 발주한 ‘디지털 교과서 연구학교 인프라 구축 및 서비스 운영지원 사업’은 총 107억원 규모로 그동안 교과부가 발주한 디지털교과서 시범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다. 교과부는 이번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본사업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다.
장지영·한정훈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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