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 새롭게 떠오르는 컴퓨터 사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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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 사회과학(Computational Social Science)이 사회과학의 새로운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컴퓨터 사회과학이란 디지털화된 대량의 정보나 데이터를 이용해 개인·집단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학문이다. 이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견인한, 네트워크 사회로의 진전이 가져온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정기적으로 e메일을 확인하고, 블로그나 카페에 글을 올리고, 인터넷 네트워크로써 인간 관계를 유지한다. 그뿐만 아니라 휴대폰을 이용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통화를 하고, 크레디트카드로 온라인 쇼핑을 즐기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한다. 공공장소에서의 개개인의 움직임은 CCTV에 기록되고 의료기록은 디지털 파일로 보관된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이러한 모든 움직임과 행위가 디지털화돼 저장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개개인들이 남긴 수백, 수천만건의 디지털 흔적은 하나의 종합적인 그림으로 모이면서 개개인의 일상 생활은 물론이고 집단의 행동 패턴을 넘어 사회전체의 움직임을 판독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지금까지의 휴먼 네트워킹과 집단행동 패턴 연구는 일시적이고 개인이나 일부 기관의 한정된 자료에만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디지털화된 수천만의 유용한 데이터를 통해 휴면 네트워킹과 인적 교류 패턴, 집단 행동 양식 등을 읽을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이렇듯 엄청난 디지털 데이터는 사회과학과 비즈니스 영역의 연구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경험적으로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능력은 물리학과 생물학과 같은 분야의 급속한 발전을 가져왔다. 그러나 디지털 정보와 데이터에 기반을 둔 컴퓨터 사회과학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경제학·사회학·정치학 등의 주요 사회과학 학술지에는 축적된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미국에서는 컴퓨터 사회과학 연구가 구글이나 야후 등 인터넷 회사와 미 국가보안국 같은 정부기관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곧 컴퓨터 사회과학이 일부 인터넷·통신 기업이나 정부기관의 배타적인 영역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일부 기업 또는 국가기관의 데이터 독점은 대중의 오랜 관심사인 지식·정보의 축적, 공유, 확산이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동전의 양면과 같이 데이터의 개방은 정보 공유 이념에 부합하고 컴퓨터 사회과학의 발전을 가져올 수도 있으나, 프라이버시 침해 등 중요한 데이터가 남용되거나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네트워크 사회로의 진전이 가져온 유용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이용하기 위한 프로토콜 개발이 시급하다. 적절한 프라이버시 보호장치 등 데이터가 제대로 관리되고 이용된다면, 사회과학 발전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도 엄청난 효과가 기대된다.

 서용석 한국행정연구원 기획조정본부 기획조정팀장 ysseo@kipa.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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