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김광수 생명연센터장 "생명과학은 원천기술 축적돼야 결과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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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과학은 단순한 기술이 아닙니다. 원천연구가 깊이 있게, 그리고 오래토록 진행돼야만 신약이든 뭐든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뇌신경연구센터장으로 임명된 신경생물학 및 줄기세포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김광수 하버드 의대 교수가 성과 조급증을 보이고 있는 한국 생명공학계 및 정부에 던진 충고다.

 김 교수는 뇌신경 세포의 흥분 전달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 연구에 관한 한 세계적인 거물로 통하는 인물. 서울대 미생물학과와 KAIST 생물공학과를 전공한 뒤 지난 1983년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대 및 테네시대 의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하버드 의대 부교수 및 분자신경생물연구실 소장,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공동소장, CHA의과대학 석좌교수 등을 맡고 있다.

 김 교수는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질병치료제나 혁신기술, 신약 등이 나오려면 체계를 세워 장기적인 연구가 필수적”이라며 “몇년 하다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말로 정부의 단기 정책에 훈수를 뒀다.

 “뇌가 BT의 마지막 꽃입니다. 신경과학은 그 꽃의 한 부분을 맡고 있는 것이고요. 뇌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의 서로 다른 기능과 성격을 규명하고 작용하는 과정을 이해한다면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 같은 질병 치료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파킨슨이나 우울증, 정신분열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도파민 신경세포나 경로 이상 등에 관한 새로운 단서를 찾아 왔다”는 김 교수가 생명공학연구원 뇌신경연구센터에서 센터장을 맡아 진행할 일은 연구지도와 자문역이다. 주로 미국 하버드 의대에 머물며 전화와 e메일 등으로 국내 연구진의 R&D 방향에 대해 가닥을 잡아주고, 미국 등 선진국과의 교류에 일정부분 역할을 할 방침이다.

 김 교수는 향후 생명공학연구원에 신경과학분야 연구가 정착하도록 체계화하고, 고급 인력과 링크시키는 역할 등을 수행하면서 국내 BT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한국의 기술력도 이미 세계 수준에 도달해 있다”면서 “26년 전 미국으로 건너갔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발전추세가 어머어마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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