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Review] 제2의 디지털 혁명, 클라우드 컴퓨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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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디지털 혁명이 시작된다.’

 과거 인터넷에 이어 또 한번 정보기술(IT) 분야의 대전환을 가져올 ‘클라우드 컴퓨팅’ 바람이 거세다.

 지난 수년간 새로운 유망 기술 정도로만 여겨지던 클라우드 컴퓨팅이 연구실에서 뛰쳐나와 IT 산업 현장에서 속속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열풍’에 가까운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사용자가 자체 IT 인프라 없이 인터넷 상에서 필요한 만큼만 IT 자원을 쓸 수 있다는 점이 최근 같은 경기불황 속에서 매력적인 요소로 부각되면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몰려오는 ‘클라우드’=미국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대한 전 세계 IT 지출(spending) 규모가 지난해 160억달러에서 오는 2012년 420억달러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전체 IT 지출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4%에서 9%로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사용자가 그때그때 필요한 자원을 필요한 만큼만 쓸 수 있기 때문에 IT 환경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IT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이 같은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공급자 차원에서도 다양한 클라우드를 통해 사실상 무한대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할 수 있어 클라우드 컴퓨팅은 새로운 시장이자 기회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형태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선보였다. 메일·일정관리·문서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 앱스(Apps)’, 스토리지·데이터베이스(DB) 등 다양한 컴퓨팅 자원 및 서비스를 지원하는 ‘아마존 3S/EC2/심플DB/’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CPU 자원을 제공하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네트워크닷컴’, 온라인 백업서비스인 EMC의 ‘모지(Mozy)’ 등도 관심을 모았다.

 성공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1100만개에 이르는 신문기사를 PDF로 전환하는 작업을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불과 수일 만에, 수백달러 비용으로 마무리한 뉴욕타임스의 사례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가능성을 IT 업계에 각인시켰다.

 마크 프론스 뉴욕타임스 CTO는 최근 전자신문과 가진 e메일 인터뷰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IT 운용비용 절감이라는 이점과 함께 혁신적으로 IT 인프라를 운용할 수 있도록 기업의 유연성과 민첩성을 향상시킨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걷혀야 할 ‘먹구름’=모든 신기술이 그렇듯이 클라우드 컴퓨팅도 100%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보안 및 정보유출 문제와 IT 자원을 외부에 맡기기 싫어하는 기업의 특성 등을 클라우드 컴퓨팅의 한계로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퓨인터넷앤드아메리칸라이프프로젝트(Pew Internet and American Life Project)가 미국 성인 22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69%가 초기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는 보안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들 중 ‘나의 파일을 타인에게 판매하는 행위가 매우 우려된다’고 말한 응답자는 무려 90%에 달했다.

 우리나라 기업 측에서는 기술력을 만회하는 게 급선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과거와 단절된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가상화, 그리드, 유틸리티 컴퓨팅 기술이 결합한 총체적인 기술이다. 당연히 그간 이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과 경쟁력을 유지해온 해외 IT 기업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해외 기업에 안마당을 고스란히 내주지 않기 위해서는 산학연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기업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다행히 최근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등을 중심으로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어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최근 공식 출범한 한국클라우드서비스협의회의 최두환 초대 의장(KT 부사장)은 “국내 기업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해외 기업에 비해 일부 뒤처져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산학연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용어설명=클라우드 컴퓨팅은 사용자가 서버,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같은 IT 자원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외부 사업자가 운영하는 IT 인프라에 접속해 필요한 만큼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 사용자가 ‘구름(클라우드)’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IT 자원에 접속하고, 공급자도 클라우드를 통해 IT 자원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유래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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