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660여개에 이르는 별정통신사업 시장에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경기 한파에 소비가 대폭 줄어든 데다 환율까지 폭등한 탓에 폐업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별정통신업계는 구조조정 폭풍 이후 방송통신위원회가 신규 서비스 개발로 활로를 찾기 위한 길을 터줘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9일 방통위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별정통신 업체는 지난 2007년에 86개에서 2008년 101개로 등록취소 또는 사업폐지된 업체가 늘어났다. 이어 올해는 3월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14개 업체가 사업을 접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면 일주일에 평균 2개 업체가 별정통신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특히 그간 시장에서 건실한 업체로 평가받던 K사가 경영 위기를 넘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정하고 H사 등이 폐업을 선언하면서 업계는 충격에 휩싸인 상황이다. A사 등 5개 업체도 잇달아 별정통신 사업을 접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별정통신사업자들이 선불카드 중심 사업을 벌이고 있어 경기 위축에 직격탄을 맞아서다. 소비가 대폭 줄어들면서 국제전화 수요가 줄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환율이 폭등하면서 해외 기간통신사업자와 접속료 정산을 하는 데 부담이 2배 가까이 늘었다.
현재 서비스 제공을 하고 있는 업체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줄어드는가 하면 KT와의 망연동료가 부담돼 계약을 해지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누적돼 왔던 부실 경영의 여파가 경제 위기를 맞으면서 한번에 터져나온 것”이라며 “원가경쟁력을 가진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선불카드 사업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상황은 더욱 어려워만 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환경 영향과 함께 방통위의 정책 역시 업계의 어려움에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080활용 매개서비스 등 혁신적으로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려고 해도 방통위에서 유권해석을 미루고 있는 바람에 이도 저도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단순한 선불카드 사업이 아니라 기간통신사업자들이 할 수 없는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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