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지만 싸워도 너무 싸운다. TV리모컨 쟁탈전부터 식탁 자리싸움까지 이유도 많다. 싸움 잘하는 우리집 남매가 싸움을 멈춘 적이 있다. 일주일 동안 한 번도 안 싸우고 서로 눈을 맞춰가며 손발을 착착 맞춘다. 이유는 단 하나, 엄마 아빠가 싸웠기 때문이다. 부부가 싸우니까 애들은 힘을 모은다. 상위목표가 생기면 하위 갈등은 저절로 해결된다.
리더는 조직원에게 이런 상위목표를 인식시켜, 문제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감정을 걸러내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조직 내 갈등을 발견할 때 리더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원래 조직이 그렇다, 잘 견뎌봐라’ 하며 벼랑으로 떨어뜨리는 리더, ‘우리 조직엔 갈등이 없다, 좋게 좋게 지내라’며 보자기로 덮어버리는 리더, ‘사우나 다녀올 테니 알아서들 하게’라며 문제를 회피하고 잠수 타버리는 리더, ‘다들 불만 있으면 말해봐, 도대체 뭐가 문제야’라며 싸움 붙이는 리더가 있다.
바람직한 리더는 싸움 과정에서 왜 싸우는지 궁극적인 목적을 상기시키는 핵심적인 질문을 한다. 무엇을 위해 우리가 이 일을 하는지, 주장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무엇에 좋은지, 모두가 궁극적으로 이루기 위한 목표는 무엇인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협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지를 모색한다.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해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 감정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배려한다. 평소 친해져 있으면 갈등이 생겨도 금방 푸는데 안 좋았던 사이는 극단적 결정을 한다. 갈등은 파워게임이 아니라 파트너게임이다. 기선제압을 위해 고삐 싸움하듯 오기와 독기로 대응하지 말고 친밀감과 유대감으로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리더, 그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마치 남매싸움이 부부싸움에 바로 밀려버리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