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의료IT 시장 진출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의료IT 시장에 진출한다.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월마트가 올 봄부터 미국내 중소규모 병원과 개원의사들을 겨냥한 전자 의료기록 서비스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비중있게 보도했다.

특히 월마트의 이 같은 행보는 오바마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190억달러(약 28조원)를 디지털 의료기록 사업에 투입키로 한 뒤 나온 새 사업이자 막강한 풀뿌리 유통망을 토대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향후 성과에 관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 사업과 관련해 월마트는 우선 자사의 샘스클럽 사업부와 컴퓨터 업체인 ‘델’, 그리고 의료 SW업체 ‘e클리니컬웍스’ 등으로 이뤄진 삼각편대를 구축, HW·SW는 물론이고 시스템 설치와 유지보수·교육을 아우르는 통합 패키지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상품에서 델은 데스크톱 또는 태블릿PC를 제공한다. 많은 의사들은 모니터 앞에 앉아야만 하는 데스크톱보다는 종이 차트와 비슷하고 환자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편리한 태블릿PC가 선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소규모 병원을 중심으로 2만5000명의 의사 고객들을 확보한 e클리니컬웍스는 전자기록과 운영관리 SW를 제공한다. 이 SW는 인터넷으로 빌링, 환자 등록관리 등 업무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제품이며, 특히 ‘서비스로서의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제공돼 상당한 비용절감과 간편한 기술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의사 1명당 2만5000달러 이하에 제공되고 한 병원에서 의사의 수가 늘어날 경우 약 1만달러씩 비용이 추가될 예정이다. 유지보수 비용은 연간 4000∼6500달러 가량이 될 것으로 월마트 측은 추산했다. 이 같은 조건이 미국내 전체 의사 가운데 4분의 3을 차지하는 소규모 병원이 그간 느껴온 비용부담을 줄여 전자 의료기록 전환을 활성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회사의 마커스 오스본 헬스케어 사업개발 담당은 “우리는 대규모 저비용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며 “향후 시스템 통합자(Integrator)로서 일련의 기술을 현실적이고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월마트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월마트 측은 대선 이전부터 의료IT 분야에서 기회를 살펴 왔고 약 20만개 의료 서비스 업체들 대부분이 샘스클럽의 4700만회원들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의료시장 전문가들은 의사당 향후 수년간 4만달러 이상의 금융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정부 방침으로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도입돼온 전자 의료기록 시스템이 중소형 병원으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 의료IT 위원장을 지낸 데이비드 브레일러는 “만약 월마트가 성공한다면 이는 게임의 판도를 바꾸는 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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