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등이 우리나라 전자유통 시장에 새로운 쇼핑 풍속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 관광객들은 쇼핑코스로 인사동과 유명 백화점, 명동 등 토속상품이나 명품을 구입할 수 있는 코스만을 찾았다. 하지만 엔화강세 현상으로 인한 환율 차이 때문에 전자제품을 일본보다 한국에서 구입하는 게 더 저렴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용산전자상가를 비롯한 전자제품 전문점에는 일본과 중국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 들어 원화 약세로 쇼핑에 매력을 느낀 해외관광객이 두 배나 늘었다고 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용산상가를 찾는 외국인들은 국내 주재원이나 사업차 방문한 외국인이 주 고객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외국인 관광객이 전자전문점을 찾는 것은 환율로 인해 저렴하게 상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원화 약세로 애플의 MP3플레이어는 일본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최대 41%나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보급형 DSLR카메라 역시 최대 20만원 싸게 살 수 있다. 국내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업계가 용산전자상가 등을 쇼핑코스로 묶은 이유다.
그러나 오랜만에 찾아온 이 같은 기회를 전자유통업계가 한탕의 기회로 삼는다면 문제다. 이를 기회로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면 스스로 전자전문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해외관광객들이 편안히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외국어로 제작된 가격표를 부착하거나 외국어에 능통한 가이드를 배치해야 한다. 대안으로 해외연수 경험이 있는 미취업자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먼저 국내 고객들마저 외면하는 호객행위 등은 상가 차원에서 스스로 중단해 건전한 상거래 질서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달러나 엔화 폭등이 국내 제조업체에는 위기일 수 있지만 전자유통업계는 그동안의 부진을 씻을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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