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강기 신규설치가 급감하는 가운데 승강기 제조사들이 불황극복을 위해 유지보수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에 설치된 승강기 댓수는 총 38만대. 승강기를 관리하는 유지보수 시장은 연간 9000억원 내외로 매년 3∼4%씩 늘고 있다. 승강기 빅 3인 오티스, 현대, 티센은 최악의 건설경기침체로 올해 승강기 내수판매가 전년대비 10% 감소가 예상되자 그나마 시장파이가 줄지 않는 유지보수분야에서 점유율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오티스엘리베이터(대표 브래들리 벅 월터)는 올해 회사매출에서 유지보수사업의 비중을 전년대비 5% 증가한 35% 내외로 잡았다. 제조사가 연간 계약으로 승강기 종합유지보수를 책임지는 FM(Full Maintenace)관리대상 승강기도 지난해 2만5000대에서 올해는 3만2500여대로 늘릴 예정이다. 오티스는 올초부터 온라인 접속으로 고장난 승강기를 원격수리하는 차세대 AS서비스 ‘ELITE’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승강기의 기계고장이 아니라 전기회로, 프로그램 이상은 실시간 원격AS체제를 구축해 고객만족도를 높인다는 설명이다. 오티스는 2013년까지 유지보수 사업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여서 시장변동에 영향을 덜받는 안정적인 매출구조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엘리베이터(대표 송진철)도 올해 승강기 유지보수분야에서 약진하는데 영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측은 지난 2년간 승강기 설치댓수 1위를 기록한 덕택에 올해 직접 관리할 승강기 물량이 6000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 회사의 문완기 상무는 “우리가 설치한 승강기의 유지보수를 여타 중소업체에 뺏기지 않겠다”면서 “승강기SW의 무상업그레이드 등 적극적인 서비스로 연말까지 7만대 이상의 승강기 보수물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대표 배진영)도 신규 승강기설치가 감소함에 따라 유지보수 사업의 비중이 올해 처음으로 30%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승강기시설 안전관련 업무가 지경부에서 행안부로 이관한 것도 승강기 유지보수시장에는 호재다. 행안부는 고객안전을 위해서 승강기 관리기준을 훨씬 강화하고 사고시 책임소재를 엄격히 따질 전망이기 때문에 승강기 유지보수 업계에는 일거리가 늘어나는 셈이다.
브래들리 오티스 사장은 “한국 승강기 시장도 성숙단계에 들어가면서 유지보수의 비중이 점점 커진다”면서 “앞으로 승강기 장비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