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있는 모든 서버에 가상화 솔루션만 도입해도 울진 원자력발전소 6호기가 발전하는 한 해 전력량의 20% 이상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버 가상화란 소프트웨어(SW)를 이용해 서버 한 대를 마치 여러 대인 것처럼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평소 10% 수준인 가동률을 크게 끌어올려 소수의 서버만으로 IDC 구축이 가능하다. 서버 운용과 냉각에 소모되는 전기요금을 9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최근 미국·호주 등 해외를 중심으로 도입이 활발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미 구축한 모든 IDC 서버에 가상화 솔루션을 도입하면 연 2000기가와트(GW) 내외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가동되고 있는 서버는 35만대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가상화 솔루션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x86’ 기종은 총 30만대 정도다. 전체에 가상화 솔루션을 도입한다고 가정하면 3만대의 서버만으로도 기존 30만대의 서버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버 가동이나 냉각에 들어가는 전력량도 그만큼 줄어든다. 연 2000GW에 육박하는 전기를 절감할 수 있다. 지난해 울진 원전 6호기가 생산한 전력량 9234GW의 5분의 1이 넘는 수치다. 같은 양의 전기를 화력발전으로 생산한다면 연간 84만8000톤의 이산화탄소(㎿당 0.424톤)가 발생한다. 서버 양이 줄어들면 설치 공간과 관리인력 부문에서 적지 않은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김성근 중앙대학교 교수는 “경기 위축으로 비용 절감이 기업의 화두로 떠오르자 미국·호주 등을 중심으로 가상화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며 “향후 기업 데이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에 대비해 한국도 가상화 솔루션 도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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